열정은 불황보다 강하다

손주현 ㈜솔루션 상무 2009.05.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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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관리A to Z] 불황일수록 새로운 발전기회 모색해야

열정은 불황보다 강하다


IMF보다 더 좋지 않다고 한다. 온통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국내에 미칠 파장과 여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고 실제 실물경제 지표도 심상치가 않다. 최근 약간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멀었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경력직 채용 시장은 어떠한가?

필자는 대기업에 10여 년을 근무한 후에 헤드헌팅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횟수로 8년째를 맞이하면서 그 어느 해보다도 2009년 초반이 채용 건수가 가장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올해 들어서 후보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요즘 채용시장이 많이 어렵느냐"이다.



일반적으론 당연히 경기 위축에 따른 채용 감소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이런 질문을 하는 후보자는 3가지 경우의 상태에 있을 확률이 높다. 첫째, 경기 위축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곧 회사를 나와야 하는 후보자. 둘째, 삭감된 급여와 어수선한 분위기 탓에 쌓인 불만으로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현실도피형 후보자. 셋째는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발전기회를 모색하는 후보자이다.

첫 번째 경우는 심각하다. 타의에 의해 직장이란 터전을 잃고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직장을 찾아주는 직업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경우이므로 정성껏 상담해주고 조언을 준다. 이미 회사를 나온 후보자도 있고 곧 나올 예정인 후보자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너무 서두르는 경향이 많으며 본인과 잘 맞지도 않는 자리에도 추천해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무작정 만나고 싶다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후보자는 잘 되면 사례를 하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모두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다.

두 번째 경우의 상담은 어렵지 않아서 전화 상담 시에 바로 해법을 드린다. 이 경우는 대개 팍팍한 현실이 짜증나 한번 알아보는 수준인 경우가 많아서 다른 관심보다는 ‘연봉을 많이 주느냐, 늦게 끝나지는 않느냐’ 와 같은 질문을 많이 한다. 이직에 대한 뚜렷한 목적이나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모두가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도록 조언해주고, 현재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볼 수 있는 환경에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가를 느끼게끔 카운셀링 한다. 이직을 생각할 때는 보다 더 진지하게 이유와 목적을 정립하고서 다시 연락 주기를 권한다.


세 번째 경우는 위기 상황에는 항상 기회가 있음을 알고서 보다 발전적인 기회를 찾는 후보자이다. 대개 어려운 시기에는 많은 기업들이 영업, 재무, 인사, CEO와 같은 자리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그간 자신이 갈고 닦은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보다 더 권한과 책임을 가질 수 있는 자리를 찾는 것이다. 이런 후보자는 목표가 뚜렷하다. 더불어 새로운 기회를 발판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성장하고자 하는 전략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가장 바람직한 경우이다.

이직은 너무 서두르면 안 된다. 비록 구조조정 등으로 현재 회사를 나온 상태이더라도 본인의 강점과 경력을 잘 정리해 어느 정도 적합한 기회인 곳에 당당히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온라인, 오프라인, 인맥을 동원해 발품과 손품을 파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후보자 A와 B 그리고 C의 이메일 지원서가 있다. A는 당사의 여러 유사 포지션에 메일을 각각 보내어서 무작정 내가 거기에 적합하니 추천해 달라고 한다. 회사로 갑자기 약속도 없이 찾아오기도 했다. B는 앞, 뒤가 없다. 제목과 이름만 달랑 적어서 무작정 이력서를 첨부해서 보낸다. 다른 코멘트는 없고 그냥 지원한다는 말만 있다. C는 자신의 이력서에 비춰 자신의 강점과 해당 포지션에 지원하는 이유를 꼼꼼히 적어서 자신을 PR 한다.

어느 쪽에 관심을 가지고 이력서를 읽어 보겠는가? 여러 채용기회와 여러 헤드헌터에게 많이 보낸다고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단 한 명의 헤드헌터에게 이메일을 보내더라도 C처럼 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나에게 적합한 포지션을 꼼꼼히 찾아서 그것을 연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헤드헌터를 찾아서 이메일을 정성스레 보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러한 시도를 많이 하면 할수록 더욱 빨리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사례비는 주지 않아도 된다. 헤드헌터는 고객사에서 수수료를 받으므로 후보자는 자신에게 가장 맞는 채용기회를 찾아서 자신의 강점을 잘 PR 해주면 된다. 현실도피형 이직은 앞에서 언급한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불황기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항상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처럼, 채용 시장에도 불황 속에 분명히 기회가 있다. 특히 시니어급 경력직에겐 현재의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소방수를 찾고자 하는 회사 혹은 불황 속에도 성장하는 회사가 있으므로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필자 또한 위의 경우에 해당하는 이직 프로젝트 여러 건을 성사시켰다. 성공한 후보자는 이런 때를 미리 준비했던 후보자였고 역시 열정이 많은 후보자였다. 또한 회사 사정으로 구정 조정돼 나왔지만, 자신의 강점을 잘 정리해 더 큰 기회를 잡아서 성공적으로 이직한 후보자도 있었다. 직급 또한 부장에서 이사로 승진됐다. 더 큰 기회이니 당연히 연봉과 직급도 더 크게 보장받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이 후보자 역시 자신이 경험했던 부분과 잘 맞는 채용기회를 찾아서 고객사가 원하는 부분을 철저히 분석하여 당당히 왜 자신이어야만 하는가를 열정적으로 어필했다. 후보자의 솔직한 자기 분석과 피나는 노력은 헤드헌터인 필자에게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을 일으켰고 입사 후에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해왔다. 어딘가에 분명 당신이 찾고자 하는 기회는 있다. 철저한 준비와 끊임없는 노력이면 그 기회는 당신에게도 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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