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외국인 태도변화 주시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5.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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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첫 순매도 전환...'바이코리아' 한풀 꺾이나 주목

외국인투자자가 12일 코스피시장에서 소폭이지만 4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8거래일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5월 들어 처음으로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전날 2796억원 등 최근 7거래일간 2조4001억원을 순매수하며 1400선 안착의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이날은 중립을 지키며 태도의 변화가 감지됐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급격히 매도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5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지금까지 보여줬던 줄기찬 '바이코리아(Buy Korea)' 추세에서는 한발짝 물러설 것으로 관측했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가파른데다, 한국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환율 하락과 맞물려 증가하고, '그동안 채울 배'를 상당부분 채우면서 관망세에 접어들었다는 관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이후 국내증시의 수급을 주도해온 외국인 가운데서는 단기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경우도 있어, 이들의 차익실현 여부도 향후 투자시 유의해야 할 대목으로 지적됐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4,590원 ▲40 +0.88%)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이날 증시에서 앞선 매수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주춤거린 부분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락에 따른 국내주식에 대한 매력 반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시장의 급등에 따른 부담 등이 최근 들어 매수 강도가 줄어들 수 있는 여건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 팀장은 "3월부터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온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주식을 살 수 있는 매수 포지션의 한계를 느낄 시기"라며 "중장기적으로 보는 외국인은 내년초까지 매수규모를 확대하겠지만, 환차익을 노린 단기성향의 외국인은 환율 부담에 차익실현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이 증시에서 이탈하면 3월 이후 지속된 수급구도에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수급 안정성이 불안해지면서 기간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게 민 팀장의 주장이다.

다만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에서 급격하게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여전히 국내증시가 미국 등 선진국증시에 비해 매력도가 높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채워나간 장기투자 외국인이 버티고 있어 일시에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은 "외국인은 글로벌 모멘텀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마당에 당분간 중립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난 6일 코스피시장에서 매수 2조2800억원, 매도 1조9712억원 등을 기록하며 활발한 매매를 펼쳤던 외국인은 점차 매수와 매도액을 줄여가고 있다. 12일에는 매수 8678억원, 매도 8682억원으로 4거래일 전에 비해 매수와 매도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류팀장은 "외국인이 매수와 매도액을 점점 줄여나가는 이면에는 상당부분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측면과 관망세로 돌아서기 위한 수순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실물지표가 증시 반등에 비해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느 정도 배를 불린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추가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다소 자제될 것으로 판단됐다.

류팀장은 "앞선 3~4월과 같은 대량 순매수 기조는 향후 힘들 것"이라며 "그렇지만 스트레스테스트 이후 미국 은행들의 자본확충 어려움이나 미국 국채발행 과정에서 문제점 등 '쇼킹한 악재'가 아니면 대량 매도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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