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현대차, 80년대 토요타 모습 같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5.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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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자동차의 날' 참석한 업계 CEO들, '위기의식 속 희망감'

웃을 수 없는 시기에 잔치지만 군데군데 희망의 기운도 배어났다. 12일 낮 서울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6회 자동차의 날' 행사장에는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 동안의 공로를 치하해 관계자들에게 산업훈·포장이 수여되는 뜻 깊은 자리지만 지난 하반기부터 엄습한 극심한 자동차산업 침체에 분위기가 흥겨울 수만은 없었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코리아오토포럼 회장)가 "지금 현대차는 80년대 초 일본 토요타가 미국차를 제치고 올라가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던 때 같다"고 인사를 건네자 윤여철 현대차 (281,000원 ▲3,500 +1.26%) 부회장은 "전체 파이(시장규모)가 줄어드는데 상대적으로 덜 줄어 점유율만 올리는 게 아닐까 걱정한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유동성 위기를 맞은 GM대우의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과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 (5,300원 ▼10 -0.19%)의 박영태 법정관리인도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부품업체 대표들의 위기의식도 여전했다. 오랜만에 만나 나누는 인사는 "잘 지냈어?"보다는 "아직 살아 있어?"가 많았다. 최오길 인팩(차량용 케이블 생산) 회장은 "부품 수출기업들도 크라이슬러와 GM문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희망의 메시지도 곳곳에서 읽혔다. 이날 최고 포상인 은탑 산업훈장을 받은 정의선 기아차 (126,300원 ▲700 +0.56%) 사장은 말수가 적었던 평소와 달리 이례적으로 기자들 앞에 서서 "하반기 경기 전망은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올해도 (지난해 수준인) 140만대는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수 현대모비스 (242,000원 ▲1,000 +0.41%) 사장도 "모듈제품이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활발한 공급 상담을 벌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불투명한 전망에 극도로 침체됐던 지난해 말 '자동차산업인 송년행사' 때와 달리 조금씩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도 같다”고 전했다.

'녹색 미래를 자동차산업이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행사장 벽에 지난해 송년행사 때부터 걸렸던 경제위기 극복 내용을 담은 현수막 옆으로 이같은 대형 현수막이 하나 더 걸렸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때, 노·사·관·정 등 모든 자동차산업 관계자들이 승부를 걸어야 할 시기임을 보여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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