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양갈래 수사로 '千-朴 커넥션' 규명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09.05.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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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통해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했다는 천신일-박연차 커넥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조세포탈과 알선수재라는 두 가지 혐의 규명에 집중되고 있다.

천 회장의 편법 주식 거래에 박 회장 측이 개입, 이득을 줬고(조세포탈) 그 대가로 태광실업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알선수재)이 있었다는 구도인데 검찰은 세중나모여행의 주식 이동 경위 등 광범위한 사전 조사를 벌이고 있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는 천 회장이 2003년과 2007년에 탈세한 정황을 일부 포착, 이 부분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또 천 회장이 박 전 회장의 도움을 받아 자녀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한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천 회장이 2003년 정보통신 업체인 나모인터렉티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명 지분 매입·매도 등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천 회장의 장남 세전씨가 태광실업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던 2008년 9월 이후 집중적으로 세중나모여행 주식을 싼 값에 매입한 점에 주목,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포탈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이 2007년 자신과 가족이 보유했던 세중나모여행 주식을 팔아 이듬해 되샀던 과정에 박 전 회장이 개입해 시세 차익을 얻게 도움을 준 정황 일부를 확인, 수감 중인 박 전 회장을 연일 소환해 조사 중이다.

30년 지기인 두 사람이 청탁의 대가로 돈을 건네기 보다는 사업상 경제적 이득을 주거나 채무를 변제해 주는 방식을 택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박 전 회장이 차명으로 주식을 사줬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박 전 회장이 천 회장에게 어떤 도움을 줬는지 확인하기 위해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이뤄진 시점의 전후관계를 살펴봐야 한다"며 "두 사람의 관계 등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전 조사가 마무리되는 다음 주쯤 천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박 전 회장에게서 100만 달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돈의 사용 내역을 제출함에 따라 권 여사를 비공개 조사할 방침이며 권 여사 조사 이후 노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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