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켠 소비… 명품·장바구니 호조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9.05.1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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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들어 4월보다 낫다, 바닥 확인 중"

ⓒ사진제공=롯데백화점ⓒ사진제공=롯데백화점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소비경기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다. 고소득층과 중산층의 소비를 가늠할 수 있는 백화점과 마트 매출이 모두 호전되고 있다. 경기 회복시 가장 늦게 회복되는 가구 매출도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 모르는 백화점=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고객층이 이용하는 백화점이 불황 파고에도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1위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 들어 매출 신장률이 1월 17.5%, 2월 5.7%, 3월 8.3%, 4월 8.2% 등 탄탄한 흐름을 이어갔다.

부유층의 지갑도 닫히지 않았다. 롯데백화점의 VIP고객인 'MVG 고객'의 4월 매출 신장률은 13.2%로 같은 달 전체 매출 신장률인 8.2%보다 5%포인트 앞섰다. 이는 전월(3월)의 MVG고객과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 차이인 1.3%포인트에 비해 늘었다.



국내 '상위 1%'의 지출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매출 동향을 봐도 상황은 마찬가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지난해 10월 1.5%, 11월 5.1%, 12월 1.2%로 매출 신장률이 다소 주춤했지만 올 들어 1월 4.8%, 2월 16.1%, 3월 5.7%, 4월 4.3% 등 견조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매출도 5.8% 증가, 신장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

◇장바구니 경기도 '훈풍'=중산층의 생필품 구입처로 '장바구니 경기'를 보여주는 대형마트의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백화점에 비해 고객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형마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 등이 역신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3월에 바닥을 치더니 4월부터 매출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이마트의 1,2월 누계 신장률은 기존점 기준 2.1% 증가하는데 그쳤고 3월엔 0.4% 감소했지만 4월 들어 1.2% 신장했고 이달 들어 7일까지 신장률도 1.4%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 고위 관계자는 "뚜렷하게 좋아지는 조짐은 없지만 5월 들어 매출이 4월보다 낫다"며 "바닥을 확인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씀씀이 '내역'도 긍정적, 내구재 살아나=전반적으로 씀씀이가 살아나는 것은 물론, 씀씀이 '내용'면에서도 긍정적이란 게 유통업계 평가다.

식품 등 필수품에 비해 한파에 민감했던 가구, 가전 등 내구재 매출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마트 가전 매출은 3월 4.2% 감소했고 4월 2.4%로 감소폭이 둔화됐다 5월 들어 7일까지 3.1% 늘었다. 가구·인테리어도 3월(-2.6%), 4월(-1.9%)에 이어 5월 들어서는 1.1% 신장세로 반등했다. 패션도 3월(-6.3%), 4월(-3.4%)에 이어 5월(-2.7%)로 감소폭이 둔화됐다.

백화점 가구 매출은 눈에 띄게 늘었다. 아이파크백화점에 따르면 1분기 리빙관 매출은 39.2% 증가했다.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 리빙관 매출 증가율이 9%에 그쳤다는 것에 비하면 매출이 크게 개선됐다. 아이파크백화점의 리빙관은 다른 백화점 생활·가구 매장에 비해 규모가 6배 크다.

◇기업 광고 3개월 연속 호전=기업들의 광고 경기도 3개월 연속 호전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광고경기 예측지수'(KAI)에 따르면 6월 지수는 106.8로 5월에 비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예측지수가 100을 넘을 경우는 전체 광고비가 증가, 100 미만은 광고비 감소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카드 소비 늘고, 지수도 호전=카드 소비도 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신용카드 사용액은 26조42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 늘었다. 올 들어 1월 3.89%, 2월 6.67%, 3월 6.22% 증가 등 카드매출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6%로 1월 3.7%, 2월 4.1%, 3월 3.9%에 비해 둔화된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카드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비심리지수는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전국 2173가구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생활에 대한 소비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심리지수(CSI)는 98로 전월의 84에 비해 14포인트 올라갔다. 4월의 소비심리지수는 지난해 1분기의 10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은 2005년 1분기의 19포인트 이후 4년 만에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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