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하락 환율,'당국 개입'있을까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도병욱 기자 2009.05.1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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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연중 최저.. '당분간 관망'이 대세

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환율의 한 단계 하락 추세가 완연하다. 외환 시장 참여자들은 환율 하락이 일정부분 추세로 굳어진 만큼 수급 외에 외환 당국의 개입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단 외환 시장에서는 환율 하락 속도 폭을 아우르는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이상의, 추세를 바꿀 만한 개입이 나올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보다 10원 이상(-1%) 떨어진 1233 ~ 1239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일과 8일에 이어 사흘 연속 1%대 하락으로 연일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는 것.

연일 하락 환율,'당국 개입'있을까


특히 환율 수준 자체보다 하락 속도가 더 문제다. 지난달 28일(종가 1356원)을 기준으로 할 때 7거래일 만에 원/달러 환율은 120원 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폭은 지난해 11 ~ 12월 이후 가장 큰 수준(11월25 ~ 12월1일 78원 하락, 12월5 ~ 11일 118.5원 하락)이다.



특히 지난해 11 ~ 12월에는 '대란설'과 '금융 위기설'의 우려가 점증된 후의 반락인 것과 비교하면 최근 하락폭에 대해서는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다.

실제로 1250선이 무너진 지난 8일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경제연구기관 대표들과 5개 국책연구기관장들은 지식경제부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수출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최근의 환율 하락에 대해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했다.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현대차 (250,500원 ▲4,500 +1.83%)LG전자 (110,100원 ▲600 +0.55%),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등은 “현재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원화 강세를 업은 강력한 마케팅과 엔고로 인한 반사이익 때문”이라며 최근의 환율 급락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외환 당국 주변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내외적인 위험요인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환율 급락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또 다른 외환시장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외환당국측은 유동성 과잉론과 주가에 대한 우려가 있듯 최근 환율도 오버슈팅(과대 평가)됐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개입 여부와 그 강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외환시장에서 정부 개입 여부에 대해서 촉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미 외환 당국의 우려는 일정부분 전달됐을 수 있다는 견해가 우선 나온다. 또 지난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 명시적 개입 의사가 뚜렷했고 실제로 개입에 나섰던 후의 결과가 좋지만은 않았던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최근 환율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증시가 과열권이라는 분석도 개입 유보론의 또 다른 근거다. 급등세를 이어가던 전세계 증시가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환율 역시 횡보하거나 일정부분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외환딜러는 “미세조정 정도로 개입할 수밖에 없고 현재 추세가 하락에 가 있는 상황이라 미세 조정은 큰 의미가 없을테니, 굳이 명시적인 개입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당국은 중요한 것은 환율 수준보다는 변동폭이라며 투기세력의 개입이나 펀더멘털을 벗어난 수준의 환율 움직임에 대해서는 적절히 대처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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