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원길 스몰캡]태웅과 피델리티 그리고 실적은

머니투데이 유일한 MTN 기자 2009.05.1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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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온리유의 증시펀치]

증시는 1400 지지공방이 한창이다. 해외증시가 강세인 것은 호재이다. 환율 하락, 단기급등 부담, 옵션만기일 프로그램매도 출회는 악재다. 지수 변동성은 살아날 가능성이 있고, 종목별 차별화가 심할 것이다.





봉원길 대신증권 스몰캡팀장 나와 계신다. 오늘은 중소형주와 실적 시즌에 관한 얘기다.
실적 얘기 이전에 지난주 중소형주 장기투자에 대해 궁금한 것 더 있다.

먼저 중소형주 장기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매도 시점을 찾는 것이다. 대부분 매수 시점은 잘 포착하는데 매도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피델리피펀드의 태웅 (15,220원 ▲30 +0.20%) 투자 사례를 통해 중소형주 장기투자에 대해 고민해보다.

피델리티의 매입 시기는 탁월했다. 1만5000원대부터 계속 샀다. 표를 자세히 보면, 주가가 쌀 때는 일주일에 1%의 지분을 사들이는 공격성을 보였다. 그러다 주가가 많이 오르니 매수 강도가 줄었다.



싸다고 판단이 들때까지 계속 사서 12% 넘게 지분을 늘렸다. 매입은 누가봐도 100점이다.
원하는 양을 채웠다고 판단한 것인지 2007년들어 차익실현 물량이 나온다. 3% 가까이를 3만원 돌파 전후에 처분했다. 물론 매입 단가에 비하면 100% 전후의 높은 수익률이다.
문제는 2007년11월의 매도다. 10만원 넘어서 1% 가까이 처분했다. 탁월한 고점 매도다.
작년 10월에는 9~10만원대 1% 가까이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그리고 4~6만원대에서 1% 가까이 처분했다. 그리고 지금 지분율은 6.85%다.

전체적으로 성공한 장기투자로 볼 수 있지만 3만원대에서 대규모 차익실현 했다는 점, 그리고 지난해 폭락전에 비싸게 매입하고 폭락 이후 4~6만원대에서 처분한 것은 흠이라면 흠이다.

질문1) 고점 매도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좋은 아이디어 같은 게 있으면.


질문2)지난주에 재무구조가 좋고, 상용화 할 수 있는 좋은 기술력을 지닌 기업에 장기투자해야한다고 했다. 그런데 주성엔지니어링 에이스디지텍 같은 기업들은 기술력 이런 것과 다른 부문에서 문제가 생겨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있었다. 주성은 큰 수요처와의 불화 때문이었다. 에이스디지텍은 제일모직으로 인수됐는데, 이 와중에 주가는 무섭게 하락했고 오르기를 반복했다. 지엔텍이라는 회사는 기계 장비 업첸데 자원개발에 뛰어들며 주가가 폭등 후 폭락했다. 일반인들이 다가갈 수 없는 변수에 의해 주가가 많이 좌우되는 게 중소형주의 또다른 현실이기도 한데, 그래서 CEO를 중시해야한다는 말이 나오는 건지, 개인도 밸류에이션을 해야한다는 건지, 경기민감주는 가급적 배제하라는 건지.

자 그럼 이제 실적에 대해 알아보자.
1분기 실적 마감이 오는 15일이다.



Q: 1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 일정은 어찌되나?

A:상장기업은 1분기를 마감하고 난 뒤 45일 이내에 분기보고서를 제출. 45일이라 함은 5월 15일임. 이번 주 금요일까지 실적 발표를 해야함.

Q: 그렇다면 대부분 실적이 집계가 되었겠다. 대형주들은 IR 등을 통해서 발표를 했는데 중소형주는 분위기 어떤가?



A: 일단 생각보다 괜찮다가 주 흐름.
지난해 4분기 이후 경기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는데, 1분기 중반 이후로 분위기는 조금씩 변했던거 같다.
대강 3월 이후로는 전체 기업 중 일부는 실적이 좋은 거 같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실제 실적이 발표되는 상황에서든 그 기대 보다는 더 낫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

Q: 다 좋을 리는 없을테고, 어느 쪽이 좋나?

A: 일단 IT. 수출 비중이 높다 보니 환율 효과가 있었을 게다. 또 일본기업과 경쟁하는 부문이 많은데 원/엔 환율도 영향이 있었을 거다.
수요 쪽에서 본다면 중국의 가전하향 효과도 컸을 거다.



Q: 중국의 가전 하향이 머냐?

A: 중국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보조금 지금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중국인이 일부 가전제품(tv, 냉장고 등)을 구매할 경우 이 중 일부 자금을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중국에서 가전제품과 자동차 제품 구입 시 이런 지원 정책을 2008년 말 이후 실시했는데 그것 때문에 가전제품 수요가 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5월부터 자동차 구매시 보조금 지급하는 것하고 유사하다.

Q: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혜택을 봤냐?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거 같냐?
A: 일단 LCD 소재나 부품회사가 혜택을 많이 봤다. 가전제품 중 TV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중국에서도 이제는 CRT TV 보다는 LCD TV 수요가 더 많다.
근데 LCD 부문은 우리나라가 워낙 잘 나간다. 삼성이나 LG디스플레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보니 LCD 경기 회복 영향을 우리나라 LCD 장비, 소재, 부품 업체들이 그대로 받은 것이다.



Q: 예를 하나 들어보자

A: 나노캠텍이라는 좀 생소한 회사가 있다. 이 회사 나노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그 기술로 LCD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작년 3분기 이후로 갑자기 실적 추이가 둔화되었다. 경기 침체 영향이 그대로 나온 것이다.
그래서 2009년을 잔뜩 긴장하고 준비했다.
근데 2009년 1월부터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이다.
수요가 계속 증가했다. 특히 중국 현지법인에서도 더욱 그랬다.
물론 나노캠텍 내부적으로 기술개발도 하고 신제품을 출시하고 했지만 중국쪽에서 수요가 좋아진 것이다.
그래서 1분기 실적이 확 좋아졌다. 2분기도 그런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Q: 휴대폰은 어떠냐?
A: 휴대폰 관련기업도 좋다. 근데 이유는 좀 다르다.
휴대폰은 중국 영향보다는 모토롤라 영향이나 국내 기업의 경쟁력 영향이 더 큰 거 같다.
휴대폰은 특별한 지원 정책이 없었고 실제 전체 수요량도 크게 증가한게 없다.
근데 삼성이나 LG의 점유율이 높아졌다.
모토롤라가 영 분위기가 안 좋다 보니 그 사이에 삼성이나 LG가 장사를 잘 했다.
덕분에 부품사들도 좋다.



Q: 그럼 왠만한 휴대폰 주도 좋냐? 예를 들어 어디가 좋았냐?
A: 다 그렇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른 업종보다는 좋다.
삼성으로 들어가는 회사중에서는 파트론이나 성우전자가 좋았다.
삼성전자의 점유율 증가도 있지만 이런 기업은 자체적인 경쟁력도 좋아졌다.
파트론은 2분기 이후로 휴대폰용 광마우스도 공급하기로 했다는 점 때문에 주가가 더올랐다. 기술력이 있는 기업이라 더 혜택을 받은 거 같다.
성우전자는 매출액도 좋아졌는데 원가 관리가 워낙 잘 되어서 실적이 아주좋았다.
이런 기업들은 2분기 이후에도 좋을 거라고 본다.

Q: 안좋은 회사도 있냐? 실명 언급 가능?
A: 안좋은 이야기는 좀 피해가자. 안 좋은 회사라 함은 아예 경쟁력이 없어서 전방산업이 좋던 안 좋던 안좋아지는 회사다.
예를 들면 이런 기업도 있다. 품질관리나 제품 공급에 문제를 일으킨 회사다.
그러다 보면 삼성이나 LG 입장에서 지금처럼 좋아지는 시기에도 물량을 도리어 줄인다.
주가가 많은 것을 설명해 준다.
만일 주가가 덜 오른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면 혹시 주가가 안오른 이유가 이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투자 대상으로 영 아니다. 안오른 이유가 안오를 이유가 되는 것이다.
우리도 그런 문의 많이 받는다. 안 오른 A라는 회사 어떠냐? 그런 경우 70% 정도는 안오를 이유가 분명한 회사다.

Q: 그럼 반도체는?
A: 반도체는 IT 안에서 경우가 좀 다르다. 아직까지 구조조정이니 등등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실제 실적도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또 반도체 관련주는 반도체 장비가 많은데 삼성이나 LG의 설비투자 영향이 크다.
실적은 좋은 데 아직 투자는 공격적이지 않다. 그렇다보니 반도체 관련주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 향후에도 투자를 크게 늘릴 여지가 많지 않다.
좀더 기다려봐야할 거 같다.



Q: 우리나라나 해외나 자동차 매입시 지원 많이 한다. 아까 중국이야기도 있었고 근데 자동차는?

A: 가전보다는 자동차의 판매 부진이 더 크다. 물론 현대 기아차가 우려보다는 더 잘하고 있는 것은 많다. 근데 부품업체 입장에서 보자면 좀 아쉽다.
그리고 자동차 부품사의 실적은 구체적으로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물론 주가는 좀 다를 수 있다.
또 최근에 해외 업체에서 국내 부품사로부터 제품 공급을 받겠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점도 실적 전망을 좋게 볼 수 있는 요인이다.

Q: 조선이나 기계는?
A: 조선쪽은 실적이 좋다. 대형조선소 주가는 별로인 이유가 수주 전망이 불투명해서다.



수주 쪽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회복되는 게 없지만 현재 건조중인 배나, 그간 수주한 실적이 있다 보니 조선기자재 쪽은 현재 나가고 있는 매출은 괜찮다. 이익 면에서도 고철 가격 같은 것이 빠지다 보니 실적이 괜찮다.

Q: 실적 좋으면 주가 좋다. 앞으로도 주가가 좋겠구나..

A: 그렇게 생각한다. 좀 부침은 있겠지만 실적이 좀 더 좋아질 테고 주가도 좀더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한가지 실적이 좋아서 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니다.
주가는 실적보다 앞서간다.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먼저 투자하다 보니 실적이 좋아지기 전에 이미 주식은 오르기 시작한다.



지금도 그런 국면이다. 지난 4분기 이후 주가는 오르고 있고 실적은 1분기 지나면서 좋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실적이 나쁘면 주가가 빠지는게 아니다 나빠질 거 같아서 빠진다. 시간을 두고 생각할 문제지만 모두가 실적이 좋다고 흥분할 때 그때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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