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주에서 금융ㆍ건설주로 교체하라"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09.05.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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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인사이트]"환율하락으로 수출주의 2분기 실적개선 둔화 우려"

"수출주에서 금융ㆍ건설주로 교체하라"


봄인가 싶었는데 어느새 뜨거운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체감 온도의 변화 이상으로 증시 열기가 가열되고 있다. 쉽지 않게 여겨졌던 코스피 1,400pt 돌파에 가볍게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3월부터 본격화된 외국인투자가들의 순매수 행진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고, 우려하였던 미국의 19개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도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서지 않는 범위에서 무난히 넘어감에 따라 추가 상승 랠리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물론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그리고 기관투자가들의 대규모 매도공세 등 극복해야 할 장애가 아직 산재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급등에 대한 우려감 보다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느낌이다.



5월에도 3월부터 시작된 상승랠리가 이어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장 내부적으로는 상승동인의 변화와 더불어 주도주의 변화도 예상되는 등 지난 3~4월과는 다른 흐름이 예상된다.

지난 3~4월 증시의 상승동력이 경기지표의 턴어라운드 기대감과 외국인투자가들의 귀환이라 한다면, 5월 증시의 화두는 “환율과 구조조정관련 불확실성의 해소”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의 방향성 향방은 5월 증시의 주도주의 성격과 관련하여 중요한 핵심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1,321원에서 출발한 원/달러환율은 3월초 한때 동유럽발 금융위기와 일본계 자금 이탈설 그리고 은행권의 대규모 외화차입금 만기도래에 의한 3월 위기설로 1,600원에 근접하는 급등세를 연출하였다. 그러나 2월부터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3월 위기설이 근거없는 낭설로 판명되는 한편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 행진이 시작되면서 1,3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한 이후 4월말까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이러한 1분기 중의 고환율 흐름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우리나라의 주력수출산업인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면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배경이 되면서 3~4월 랠리의 주도주 역할을 가능케 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5월에 접어들면서 1,300원대 중반에 머물던 원/달러환율이 △ 3~4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행진과 △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수 행진, △ GM대우의 선물환 만기 연장 등으로 5월8일 현재 1,247원까지 수직 급락하는 모습을 연출하였다.


더불어 엔/달러환율은 반대로 일본경제의 경기침체 장기화와 안전자산 선호 희석화로 달러당 100엔대에 근접하는 약세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원/달러환율의 추가적인 절상과 엔/달러환율의 약세흐름은 IT와 자동차로 대표되는 수출관련주의 2분기 실적 개선 폭의 둔화 가능성으로 해석되면서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 속에 기간조정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지난 4월30일 국내 45개 대기업 재무구조조정 약정대상기업 발표와 5월7일 미국의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는 구조조정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었던 금융주의 활로를 터주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더불어 3월 이후의 증시의 상승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해빙시키면서 건설/유통 등 그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내수주의 부상 여건이 한층 성숙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수출주의 시대에서 내수주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 조정을 기다리기 보다는 변화된 시장의 흐름을 포착하여 시장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현명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5월은 신록의 계절인 동시에 여름의 초입이다. 환율변수와 구조조정 변수 그리고 소비심리의 개선 등을 고려하여 IT/자동차 중심의 수출관련주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금융주와 건설/유통주로 대표되는 내수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는 재구성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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