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자원개발 관건은 '실탄'

더벨 하진수 기자 2009.05.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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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개발 M&A]⑩생산광구 취득 자금 마련돼야...BOO 방식 다변화 필요

이 기사는 05월08일(08: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2월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20%)-한국석유공사(80%) 컨소시엄이 미국 테일러 에너지(Taylor Energy)사가 멕시코만 해상에 보유하고 있는 유전과 가스전 5개를 인수했다. 확인 매장량 60억 배럴, 하루 생산량 1만7000 배럴의 멕시코만 해상유전 인수를 위해 당시 삼성물산-석유공사가 투입한 금액은 10억 달러 규모.



삼성물산은 탐사광구 확보에 비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실질적인 원유확보가 기대되는 생산광구 비중을 꾸준히 늘려간다는 계획이지만 문제는 돈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탐사유전 보다는 생산유전 위주로 개발을 진행하고 가스보다는 석유, 해상보다는 육상, 제3세계 보다는 북미지역으로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투자 재원은 본사 보증부 차입이나 매장량 담보부 차입, 자원개발 펀드 등을 활용해 마련할 예정이다.



실제 삼성물산은 지난해 회사채·기업어음(CP) 등 크레딧물 발행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시장성 조달로 마련한 자금만 1조원을 상회한다. 올해 1분기 삼성물산의 국내 회사채·CP 발행액만도 1조25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현재의 원화가치를 고려할 때 해외광구 등에 대한 인수합병(M&A)에 소요되는 투자금을 국내에서 조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크레딧물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 중 건설부문에 투입되는 금액을 제외하면 국내 조달 자금을 통해 크로스보더 M&A 에 나서는 것은 더욱 힘들 전망이다.

해외에서의 자금 조달도 여의치 않다. 민간기업의 외화조달금리가 리보금리(LIBOR) 보다 6~8%포인트(600~800bp) 높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매장량 담보부 차입 또한 글로벌 신용경색의 여파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삼성물산이 해외에서 건설ㆍ운영 중인 발전소 대부분이 '건설-소유-운영(BOO, Build-Own-Operate)'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삼성물산이 해결해야할 과제다.



지난 3월 삼성물산-한국전력 컨소시엄은 카자흐스탄 발하쉬(Balkhash) 화력발전소 사업의 건설 및 운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발하쉬 화력발전소의 총 용량은 1200~1500MW 규모로, 총 투자비는 25억 달러로 추정된다.

삼성물산은 발하쉬 화력발전소 건설에 있어 상사는 파이낸싱을 건설부문은 발전소 시공을 전담한다는 게 삼성물산의 계획. 이어 투자비는 한국전력과 공동 운영을 통해 배당금 수익으로 회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민간기업이 발전소 등 인프라시설을 건설해 계속적으로 이를 보유하면서 운영을 통해 투자금액과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BOO 방식은 성과를 도출하는데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높은 위험에 따른 금리 수수료 문제와 금융절차가 복잡해 시간 및 비용부담이 따른다는 점도 BOO 방식의 단점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현금흐름도 상사부문의 외형 확대를 꾀하는 삼성물산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부문 매출채권 회수부진으로 운전자금 부담이 크게 증가한데다 서초동 사옥 마련 및 해외사업 투자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것이 삼성물산의 현금흐름 악화를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2007년말까지 1266억원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해 왔지만, 지난해 9월 -1452억원으로 악화됐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 또한 -172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분야를 향후 상사사업의 주력영역으로 삼고자 하는 삼성물산으로서는 자금조달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채·CP 등 차입금이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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