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업종 안정적…상위 기업 악화 정도 덜해
-지역별 실적 '희비'…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이 지난해 4분기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 기업들은 환율 덕을 보면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됐다. 4월말까지 실적을 발표한 포브스 글로벌 2000에 포함된 비금융 기업 중 259개 기업의 매출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0.3%에서 1분기 -7.8%로 크게 악화됐고 영업이익률도 12.4%에서 10.4%로 하락했다.
◇업종별 '희비'…부익부빈익빈=경기침체는 모든 업종에 영향을 미쳤지만 유통 통신 의약 등 내수기반이나 안정적 수요 기반을 가진 업종은 영향을 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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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기업간 실적 격차도 커졌다. 40개 이상 기업이 포함된 13개 업종의 상위 25%와 하위 25%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매출증가율간의 차이가 확대됐다. 상위 기업은 지난해 1분기 16.8%에서 4분기 7.8%로 9.0%포인트 하락한 반면 하위 기업들은 1.4%에서 -13.1%로 14.5%포인트 떨어졌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모습을 보여 상위 기업들은 18.7%에서 15.3%로, 하위 기업들은 6%에서 1.9%로 떨어져 하위 기업들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연구원은 "경쟁력이 높은 기업이 경기위축에 견디는 힘이 강해 실적 악화 정도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환율 따라 희비…한국 선전, 환율 '덕'=지역별 실적은 환율 때문에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일본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0.5%에 불과한 반면 미국과 유럽은 각각 7.8%, 5.4%였다. 그러나 달러화 기준 매출액증가율은 일본이 14.4%로 미국 7.8%, 유럽 13.1%를 앞섰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일본이 2.3%포인트 하락한 반면 미국과 유럽이 각각 0.9%포인트, 0.7%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는 유로화가 달러화대비 7.3% 절상된 반면 엔화는 13.9% 절상됐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일본 기업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엔고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환율에 힘입어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포브스 글로벌 2000에 포함된 44개 비금융 한국기업의 지난해 매출증가율은 24.3%로 전년도 13.2%의 2배 가량 높아졌다.
한국의 매출증가율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 비해 높지만 달러 기준으로 한 매출증가율은 5.1%로 다른 지역보다 낮았다.
또 한국기업이 영업이익률은 6.2%로 일본 4.9%보다 높은 반면 순이익률은 2.1%로 일본 3.5%보다 낮았다.
이는 지난해 주요 통화 중 원화가치가 달러화에 대비해 가치가 가장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원화는 달러화대비 15.5% 절하됐다.
연구원은 "한국기업의 실적개선은 환율이라는 외부요인 때문이었다"며 "환율이 하락하면 한국 기업의 실적은 다른 글로벌 기업보다 더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