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하천수서 항생제 성분 검출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5.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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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환경과학원, 축산폐수시료 검사..인체에는 무해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국내 주요 강 하천수에서 항생제나 진통제, 호르몬제 등 의약품 성분이 다수 검출됐다.

항생제 성분은 소나 닭 돼지 등 가축의 질병 치료와 예방을 위해 쓰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잔류량은 적어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국내 4대강 44개 지점과 서울·인천 지역 하수처리장, 강원·경남 등지의 축산폐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하천수에서 검출된 의약품은 총 24종으로 설파티아졸, 아세트아미노펜, 린코마이신, 반코마이신 등이 포함됐다.

설파티아졸은 소나 닭·돼지 등 가축의 소화기 질환에, 아세트아미노펜은 감기나 편두통에 쓰이는 약물이다. 반코마이신은 가장 강력한 항생효과를 가진 물질로 중증 감염증 치료에 쓰인다. 린코마이신은 폐렴이나 중이염 또는 닭·돼지 폐렴에 사용된다.



감기·관절염이나 편두통 등 염증치료에 쓰이는 나프록센, 디클로페낙, 이부프로펜을 비롯해 에스트론·에스트리올 등 호르몬 결핍 치료에 쓰이는 성호르몬, 사람의 방광·요도·피부 감염증 치료에 쓰이는 세파드록실 등 물질이 하천수에서 검출됐다.

가장 농도가 높았던 물질은 설파티아졸로 하천수 내 농도가 11.627㎍/L에 달했다. 다만 인체무영향농도(인체 노출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예측되는 농도)값 730㎍/L보다 많이 낮은 수준이다.

하천수 1L당 반코마이신과 아세트아미노펜의 농도는 각각 0.053㎍, 0.097㎍였다. 린코마이신 최고농도도 0.435㎍/L로 조사됐다.


반면 하수처리장 10곳의 시료와 축산폐수처리장 6곳의 시료 중에선 린코마이신 최고 농도가 각각 45.739㎍/L, 760㎍/L씩 검출됐지만 먹는 물로 사용되지 않아 위험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천 퇴적물에선 아세틸살리실산, 일명 '아스피린' 물질이 1만5000~2만6000㎍/㎏이 검출돼 상대적으로 농도가 높았다. 사람의 호흡기 질환이나 가축의 탄저병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도 하천 퇴적물에선 최고 5만1670㎍/㎏에 달했다.

과학원은 "환경에서 발견되는 항생제 등 의약물질의 인간과 생태계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불확실한 것으로 판단되나 잠재적으로는 항생제 내성균 출현, 내분비계 교란 등 부작용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유럽 등에서 신약 승인시 환경영향평가를 의무화하는 규정이 추가되고 있지만 환경 및 배출원에 대한 직접적인 의약물질 규제기준은 없는 실정"이라며 "환경부는 2012년까지 환경 중 의약물질 잔류농도, 배출원, 환경 위해성 등에 대한 기초조사를 실시해 처리기술 개발 등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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