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기 증시 대처법은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5.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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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순환랠리…단타로 길목 잡아라

격세지감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돌변하며 관련업종이나 종목에서도 움직임에 변화가 엿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초 만해도 1600원에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우려감이 조금씩 가시고 외환보유액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확연하게 하락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원화가치가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환율추이에 따른 업종과 종목 선정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락하는 환율



지난 3월 초 '3월 위기설'과 맞물리며 16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260원대까지 내려왔다. 국내증시도 이와 밀접하게 연동하면서 움직였다. 지난 3월2일을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이 4월 1300원까지 내려앉자 코스피지수는 1300선 후반으로 뛰었다. 이후 장중 환율이 달러당 1260원이 무너진 5월7일에는 코스피지수가 7개월 만에 종가 기준으로 1400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금융시장 안정과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IG투자증권은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1290~132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관측했다. 여전히 높은 변동성이 남아있어 1300원대 회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장중 최저치가 121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보유액이 증가추세로 돌아선 점도 외환시장의 수급 불안을 해소하는 기폭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외환보유액은 2125달러로 전월 대비 61억달러 늘어났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불안은 거의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유연한 대처 필요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시기(환율상승)에는 고환율 효과에 민감한 전기전자와 자동차관련주가 유망한 것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환율하락의 속도가 가파른 만큼 시장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발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은 "국내증시 상승추세가 살아있고 환율이 하락하는 등 변동기를 맞아 환율 움직임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하고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대한 매매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 시에는 은행과 조선업, 음식료 등이 유리하기 때문에 비중을 늘리되 변동성이 남아있는 만큼 상승 전환 기미가 보이면 IT와 자동차에 집중하는 등 증시에 유연하게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14,200원 ▲120 +0.85%) 연구원은 "투신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관들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선 밑으로 하락했던 지난달 말 이후 IT대형주와 자동차 등 수출비중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 반면 KB금융 (83,600원 ▲1,100 +1.33%)하나금융지주 (61,600원 0.00%) 등 금융주를 비롯해 원화강세 수혜가 기대되는 항공주와 여행관련주, 철강주(POSCO (375,000원 ▼500 -0.13%), 현대제철 (24,400원 ▲100 +0.41%) 등)를 사들이는 기미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원화강세와 국내증시의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으로 투자환경이 달라지면서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환율 움직임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이 가속화되는 기미가 엿보인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금융주는 외환시장 안정세와 실적전망 상향조정이 잇따르고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다만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시장의 초점이 옮겨오는 만큼 실적이 뒷받침되는 금융주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환율 하락 호재를 등에 업고 철강 조선 해운 등 관련주가 반등한데 이어 경기회복 기대감까지 가세하는 최근 분위기에서 기계와 항공 등으로 순환매가 촉발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업종별 순환매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금융위기의 불씨가 완전히 진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달러화의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박 연구원은 "환율이 언제 안면을 바꿀지 모르기 때문에 우선은 순환매의 길목을 적절히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분간 환율 추이와 더불어 단기트레이딩 차원에서 증시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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