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글로벌 '빅뱅'에 "현대·기아차 OK?"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5.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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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잇따른 인수합병 추진·환율 2달새 300원↓..."규모보다 자체 경쟁력"

최근 환율하락과 글로벌 브랜드들의 구조개편이 잇따르면서 현대·기아자동차 (126,300원 ▲700 +0.56%)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누려온 '환율효과'가 상쇄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빅뱅으로 현대·기아차의 강점인 중·소형차 시장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변화되는 환경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최대 자동차업체 피아트가 GM 유럽 사업부문과 크라이슬러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나선데 이어 독일 스포츠카 제조업체 포르쉐도 6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자동차그룹 폭스바겐과 합병을 선언했다.

포드도 이날 총 5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소형차 '뉴포커스'를 생산키로 하는 등 소형차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처럼 글로벌 브랜드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소형차 시장에 새롭게 뛰어드는 상황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현대·기아차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1300원 이상을 유지해오던 원화환율이 7일 종가기준 1262.3원까지 떨어지면서 현대·기아차가 누려온 환율효과마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상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 현대차(1200억원)와 기아차(800억원)를 합쳐 2000억원 가량의 매출손실이 발생한다. 3월 초 1600원에 육박하던 환율은 2달 새 300원 넘게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글로벌 시장 상황이 현대·기아차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경영전략을 신중하게 재점검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다만 다른 한편에서는 최근의 시장흐름의 변화가 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당장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적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피아트의 독일 오펠 및 크라이슬러 인수는 넘어야할 장벽이 많은데다 폭스바겐-포르쉐 합병도 기존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며 "당장 국내 자동차업계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 한다"고 밝혔다.

용대인 한화증권 수석연구원은 "포드가 이제 와서 소형차 전략을 꺼낸 것은 일종의 '뒷북치기'에 불과하다"며 "현대·기아차의 소형차 경쟁력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말했다.

환율 또한 지난해 평균 환율 1103원에 비해선 여전히 15% 가량 오른 상태라 아직 괜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큰 우려는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2012년 미국 조지아와 러시아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생산능력이 600만대에 달해 다른 브랜드들의 인수합병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이제는 국내 공장의 생산유연성 확보를 통해 규모보다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대차 (281,000원 ▲3,500 +1.26%) 관계자도 "1100원~1200원 정도를 적정 환율로 보고 있는데다 최근 생산되는 신 모델은 900원대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돼 아직 괜찮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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