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의미에서 최근 미국 정부가 실시한 주요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새로운 경제구조로 가는 길목에 우리를 데려다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스트레스 테스트의 결과가 오히려 창조적 파괴를 통한 경제구조의 진화를 불가능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루비니 교수는 "테스트 결과는 은행들의 실제 재정 건전성으로 읽히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시장참여자들은 자본 확충 요구를 받은 은행들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결론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번 기회에 파산시켜야 할 은행들을 솎아내는 등 시스템 파괴를 통해 새로운 시스템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가야 하지만 정작 그러한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루비니 교수는 파산시켜야 할 은행들은 과감히 파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비록 시스템 위기가 있을지 몰라도 정부는 실패하지 않은 은행들의 채무를 보호해야지 실패한 은행들을 지켜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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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은행 채권자들이 손실을 보게 될 파산을 허용할 경우 아무도 은행에 자본을 대지 않아 자본시장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자본주의의 본질인 '창조적 파괴'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고 파산 은행의 채권자들이 손실을 입으면 오히려 시장질서가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같은 시장질서는 또다른 실패한 은행들을 변화시켜 스스로 파산에 이르게 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금융시스템 개혁은 정부의 개입 없이도 유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끝으로 "자본주의의 진전을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 시점에서의 구조적 전환과 변화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