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고비 넘긴 쌍용차 "당장 돈이 없어"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5.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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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위원, 구조조정·신규투자 전제로 "계속기업가치가 높다"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 (5,350원 ▲50 +0.94%)가 조사위원의 계속기업가치가 높다는 보고서 결과로 회생절차의 한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이같은 판단은 구조조정과 신규 투자문제 해결 등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고영한 수석부장판사)는 6일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이 쌍용차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가 유지됐을 때 미래 수익이 1조3276억원으로 청산가치인 9386억원보다 3890억원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회사가 지난달 제시한 2646명의 인력 감축안 등 경영 정상화 방안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2500억원 규모의 신규투자를 했을 경우를 전제로 작성됐다.



이에 따라 조사위원의 보고서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 점은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조사위원이 청산결정을 하기에는 부담이 커 발표된 구조조정 방안 등을 고려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최종 결정은 채권단과 법원에 넘긴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의 반응도 조심스럽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 법정관리인은 이날 "신규 자금을 확보하는 게 가장 절실한 과제"라며 "담보여력이 충분한 만큼 금융권이 지원해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사위원의 보고서에는 자산 2조1272억원, 부채가 1조6936억원으로 자산이 부채보다 4336억원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채권단과 법원이 회생절차 지속을 승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쌍용차 고위관계자도 "이번 보고서에 전제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이후 노력이 중요하다"며 "당장 돈이 없어 희망퇴직금 등 인력감축에 따른 비용 1000억원, 신차 개발비 1500억원 등 2500억원 투자확보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반면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관계자는 "회사의 잠재성 등을 볼 때 계속기업가치가 높다는 조사위원의 보고서는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구조조정이 노동자 자르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충돌을 예고했다.

법원은 이달 22일 1차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권단 내의 권리관계 등을 확정하고 쌍용차로부터 구체적인 회생계획안을 받는다. 9월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2차 관계인 집회 전까지 쌍용차의 최종 회생계획안이 조율되며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이면 법원이 마지막으로 인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상화 방안과 추가 지원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회생 가능성이 사라지면 법원은 회생절차 폐지와 청산 명령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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