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1400선 일단 찍었는데...

증권부 2009.05.06 11:26
글자크기

리서치센터장·주식운용본부장들이 본 1400선 가능성

코스피지수가 6일 1400선을 놓고 힘겨루기를 펼치고 있다. 돌파해서 안착하는가 싶으면 다시 하락하고 실패하는가 하면 다시 힘을 내 1400선을 넘어서는 움직임이 오전 내내 반복되고 있다. 분기점이 되는 지수대를 놓고 항상 그렇듯이 수급상 팽팽한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1300선에서 사흘간 100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린 외국인이 1400선 돌파에도 선봉장으로 나섰다. 개인은 단기 급등한 상황에서 증시 진입을 주저하고 있고 기관은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수급상으로만 본다면 외국인과 기관(프로그램)이 맞서 있는 모습이다.



각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과 주식운용본부장들은 '심리'와 '수급'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간 급등한데 따른 조정의 가능성은 분명 열려 있지만 최근의 투자심리와 수급 상황을 보면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400이라는 지수의 부담감 때문에 당분간 등락이 있겠지만 기간 조정을 거쳐 1400선대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1400선 안착을 위해서는 미국의 경기회복이 좀 더 가시화돼야 하고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낙관적인 기대를 갖게 할 수 있는 내용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증시의 방향성은 윗쪽"이라고 진단했다.



박 센터장은 경기회복이 지수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경기 관련 우량주, 건설과 같은 정책 관련주, 철강 등 소재주, 환율 안정에 따른 항공주 등이 주도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 지수가 궁극적으로 1400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지표가 개선되며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고,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보수적으로 운영해 온 기관들도 향후 주가가 계속 올라가다 보면 시장의 방향에 따라 순매수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내다봤다.

윤 센터장은 이어 “IT와 자동차, 철강 등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며 1400대 안착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정원 삼성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논리상으로는 조정이 올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논리와 다른 것 같다"며 "외국인들이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매수한다면 지수는 추가로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양 본부장은 "기관의 증시 영향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키는 외국인이 쥐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 브로커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한국 시장에서 추가로 매수하겠다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 주식운용본부장은 "지금은 유동성 장세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이어지는 국면에 있으며 아직은 기대를 성급히 꺾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밸류에이션 논란이 있지만 경기가 바닥에서 회복되는 국면에서는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고 그는 지적했다.



허 본부장은 "경기는 길게 보면 W자형 또는 완만한 개선의 사이클을 보이겠지만 지금은 소순환상 V자형 회복 국면에 있다"며 "하반기에는 경기회복 사이클이 조정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있지만 상반기까지는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외국인도 과도하게 쏠렸던 안전자산을 위험자산으로 재분배하면서 주식 비중을 더 확대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제부터는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다만 조정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조적으로 시장이 호조세를 이어가겠지만 지금은 조정에 대비할 때"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를 넘어섰지만 1400대 안착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문 센터장은 "펀더멘털 상으로는 이후 경기회복 저점, 기업 실적 개선 등 상당부분 긍정적 측면이 많지만 문제는 증시 반영 속도"라며 "이달 고점을 1420정도로 예상했는데 상승세가 예상보다 빨라 지금 수준에서는 조정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인 매수세는 좀 더 이어지겠지만 수급측면에서 1400~1500 지수대는 기관들의 펀드환매 압력이 크다는 점에서 기관들의 녹록치 않은 수급 여건이 조정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다만 "이번에 조정이 오더라도 작년 위기 때만큼 극단적인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5월 증시는 낙폭은 크지 않겠지만, 기간 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 센터장은 "이번 상승은 유동성 공급에 따른 금융시스템 리스크 완화에 따른 상승"이라며 "경기회복에 대한 확인과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이 동반되지 않아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 센터장은 "주가가 2분기에 상승할 경우 3분기 상승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동성만으로 오르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달에는 기간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시스템 복원에 따른 심리적 안정이 이번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며 "반면 실제 펀더멘털과 관련된 지표들의 회복이 확인되지 않아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세상승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유동성과 탄탄한 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유동성만으로 오르고 있다"며 "상승이 제한적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수적인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