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아파트, 경매시장서도 인기 주춤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05.06 07:23
글자크기

지난달 중순 이후 낙찰가율·입찰경쟁률 하락

투기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폐지 백지화 소식 이후 강남권 경매아파트의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

서울 대부분 지역은 경매아파트 낙찰가율과 입찰경쟁률이 상승한 반면 투기지역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만 유일하게 경매지표가 하락한 것.

6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16일∼4월15일 82.1%였던 강남3구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달 16∼30일 81%로 1.1%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평균 입찰자 수도 8.2명에서 6.6명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 3월15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 다음날인 16일부터 소급 적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발표 1달만에 정치권의 반대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물건너 갈 수도 있다는 소식이 확산됐고 결국 국회는 투기지역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했다. 3월16일∼4월15일은 양도세 완화 기대감이 확산된 기간, 4월16일 이후는 국회 결정을 기다리며 시장을 관망하거나 투자를 유보한 기간인 셈이다.

실제로 강남3구의 경매아파트 낙찰가율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발표 후 급등했다. 발표 직전(2월16일∼3월15일) 강남3구의 낙찰가율은 78%였지만 발표후 4.1%포인트 넘게 뛰었다.



기간별 서울 경매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2월16일∼3월15일 77.1% △3월16일∼4월15일 80.2% △4월16∼30일 82.5% 등으로 오름세를 지속했다. 강남3구는 지난달 16일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양도세 완화 수혜 대상인 비투기지역이 상승세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감정가보다 비싼값에 물건을 확보하는 고가낙찰 사례도 감소했다. 지난달 15일 이전에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107㎡에 투자자 35명이 몰려 감정가 8억5000만원보다 3억여원 비싼 11억5700만원에 낙찰됐다. 송파구 가락시영 전용 51㎡와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전용 83㎡.100㎡ 등도 감정가를 훌쩍 넘어선 값에 주인을 찾았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이후엔 낙찰가가 눈에 띄게 하락하거나 유찰된 물건도 나왔다. 서초구 방배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34㎡는 지난달 16일 경매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현대아파트 전용 85㎡는 감정가(8억원)의 80% 수준인 6억41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24억원인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전용 167㎡는 7억원 낮은 17억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투자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강남권 경매시장이 지난달 중순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논란 이후 움츠러들었다"며 "양도세 완화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마무리될 때까지 강남 경매아파트는 약보합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