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확산시 亞 경제 가장 큰 타격

머니투데이 백경훈 기자 2009.05.05 17:01
글자크기

WSJ, 무역의존도 및 관광산업의 높은 비중 탓

'신종인플루엔자(이하 신종플루)'가 확산되면 아시아 경제가 다른 지역 경제에 비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을 인용, 아시아 경제는 성장에 있어 무역의존도나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지역보다 크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인구밀도가 다른 서방 나라들보다 높은 것도 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신종플루의 확산 우려 때문에 상품이나 사람이 가급적 이동을 하지 않아 무역수지나 여행수지가 악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노무라증권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인구밀도와 무역의존도 등에서 상위 90을 차지하는 국가들을 분석한 결과 신종플루에 경제적 타격을 가장 많이 받는 20개국 가운데 9개국이 아시아 국가며 그 중에서도 싱가포르와 홍콩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수바라만 노무라증권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투자자들이 지난 수년간 수출의 급격한 저조를 경험한 후 아시아가 바닥을 빠져나왔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나는 플루 문제가 있는 한 2010년까지는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기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아시아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한국 1명, 홍콩 1명, 뉴질랜드 6명 등 모두 8명으로 신종플루의 영향이 작은데도 불구,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공공 모임을 피하고 여행을 취소하는 등 행동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가 커진다면 소비지출 약화에 따른 저성장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국영회사인 중국철도건설은 홍콩에서 가질 예정이던 2008 실적 보고회를 돌연 취소했다. 홍콩에서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또 애널리스트 모임과 투자자들과의 모임도 연이어 취소했다. 중국 대형 컴퓨터업체 레노버도 세계적인 대규모 모임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의 컨벤션·전시 뷰로(Convention & Exhibition Bureau)는 관련 산업의 올 매출 목표를 20~30% 낮춰 잡았다고 발표했다. 지난 주 HSBC는 해외 출장까지 금지시켰다.

특히 지난 2003년 이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조류 인플루엔자(AI)로부터 직격탄을 맞았던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은 편집증적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WSJ는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당시 이들 국가를 방문하는 여행객 수가 일시적이긴 했지만 최대 80%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두려움을 반영이라도 하듯 싱가포르 중앙은행은 지난주 신종플루를 현지 경제의 새로운 리스크로 본다며 올 경제가 빨리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시아 소비자들이 극장이나 식당 등에 가기보다는 집에 머무르려 하는 데 따른 소비 위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많은 과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은 그러나 의심환자의 격리 조치, 강화된 여행객 조사 등 아시아 정부들의 발 빠른 대응을 볼 때 이 지역이 신종플루 문제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아울러 이번 바이러스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