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게 단골인 황호열 김양숙 부부는 1일 열린 아름다운가게 자선음악회에 참석했다. 이 음악회 수익은 아름다운가게 100호점 설립에 쓰인다.
멜라민과자, 석면탈크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소비자들이 스스로 시장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에코마니악(Eco-Maniac), 윤리적 소비, 착한 소비 등 이름은 다르지만 행동은 같다. '당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을 사라(buy)'는 것이다.
◇모임에서 직장에서 `바이콧'=지난 5월1일 저녁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아름다운가게 자선음악회가 열렸다. 회관 1층 로비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나눠주신 당신은 아름다운 분입니다'라는 대형 펼침막이 걸렸다.
"이 자선음악회 수익금으로 아름다운가게 100호점을 낸다니 기분이 좋아요. 초창기부터 아름다운가게에 다녔거든요. 얼마전엔 아름다운카페에 친구들을 데려가 차 샀어요. 우리가 선진국 시민이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는 뿌듯한 표정으로 "예전엔 친구들이 모이면 그냥 사는 얘기나 했는데 요새는 천연조미료는 뭘 먹느냐, 기부는 어디에 하느냐 하는 얘기를 나눈다"며 "나는 아름다운가게에서 사라고 추천한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직장에서 윤리적 소비, 녹색구매를 전파한다.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티타워 지하의 직원용 카페는 전메뉴가 공정무역 커피인 `피스커피-카페티모르돴다.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자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사회공헌업무와 관계없는 일반직원이었다.
신요한 SK텔레콤 사회공헌팀 매니저는 "우리 회사가 카페티모르를 통해 소외 청소년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적이 있는데 경영지원팀의 한 직원이 그 기사를 보고 전화해 `우리 직원들도 카페티모르를 마시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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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매니저는 "카페티모르로 바꾸니 `맛이 좋다' `이왕이면 의미 있는 커피를 마시니 좋다'는 등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그래서 올해 초엔 임원회의나 외부손님 미팅 때 내놓는 쿠키도 장애인 사회적 기업이 만든 `위캔쿠키'로 바꿨다"고 말했다.
엄정길 대우증권 사회공헌 담당 차장은 지난 4월 리서치센터 한 직원으로부터 독특한 제안을 받았다. "우리가 녹색투자상품, 그린코리아 주식형 마스터랩을 팔고 있으니 우리 직원들도 녹색제품을 사는 캠페인을 벌이자"는 것이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조심스러웠어요. 여러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시도해봤지만 직원들에게 어떤 제품의 구매를 독려하자는 제안은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친환경제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이로운몰을 소개하는 자료를 사내게시판에 올려봤는데 직원들의 관심이 높아 의외였어요."
◇착한 시장을 만드는 메가트렌드=전문가들은 환경, 사회를 생각하는 소비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메가트렌드라고 분석한다. 사회적 패러다임을 바꾸는 큰 줄기의 변화라는 것이다.
`트렌드코리아 2009'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어떤 것보다 강력한 소비자운동은 구매운동, 즉 바이콧(buycott)"이라며 "소비자 구매가 기업을 변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획ㆍ생산ㆍ유통ㆍ소비 전과정에서 친환경성을 `특별하다고 생각할 것도 없는 매우 당연한 가치'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변화는 전세계에서 함께 일어나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양이 아닌 질과 윤리적 가치에 초점을 둔 검소하면서도 `양심적인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국적 광고회사인 유로RSCG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국민 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소비의 양을 줄인 `자발적 검소함'의 욕구와 윤리적 가치 소비가 결합하면서 소비의 양식이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춘 아름다운가게 정책지원국장은 "바이콧은 이왕이면 좀더 사회공익적이고 친환경적 가치를 지닌 제품을 소비하자는 운동"이라며 "이를 통해 소비자는 더 믿을 수 있는 제품 시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웰빙제품을 찾으니 친환경철학이 없던 일반기업들도 친환경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소비자가 윤리적ㆍ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제품을 사면 일반기업들도 생산 유통 전과정에서 그러한 가치를 추구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리적인 친환경제품을 살 수 있는 온라인쇼핑몰
△이로운몰(www.erounmall.com)
△생생몰(mall1004.org)
△페어트레이드코리아(www.ecofairtrade.co.kr)
△에코숍(www.ecoshop.kr)
◇윤리적인 친환경제품을 살 수 있는 온오프라인 매장
△한살림 (shop.hansalim.or.kr)
△두레생협연합 (www.dure.coop)
△여성민우회생협 (www.minwoocoop.or.kr)
△아이쿱(www.icoop.or.kr)
△아름다운가게(www.beautifulstore.org)
△행복한나눔(www.kfhi.or.kr/giversmart)
△ 행복한나눔 www.kfhi.or.kr/giversm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