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62,600원 ▼400 -0.63%)와 하이닉스 (162,200원 ▲5,100 +3.25%)가 1분기에 전 분기 보다 줄어든 영업손실률을 기록한 반면 해외 업체들은 대부분 영업손실률이 100%를 넘는 등 전분기 대비 실적이 악화됐다.
매출은 전 분기 61억3400 대만 달러와 비슷해 선방했지만 영업손실은 전 분기 대비 38%, 전년 동기 대비 28%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영업손실률은 전 분기 98%에서 135%로 대폭 확대됐다.
파워칩과 프로모스는 사정이 더 어렵다. 외신에 따르면 파워칩은 올해 1분기에 39억2000만 대만 달러 매출에, 62억9000만 대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률이 160%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손실 규모는 35.4% 줄었지만 매출이 3분의 1 이하로 뚝 떨어진 결과다. 파워칩과 프로모스는 1분기 실적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아 영업손실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프로모스는 손손실이 지난해 1분기 80억5000만 대만 달러에서 올해 1분기 86억 대만 달러로 다소 늘어난 대신 매출은 76억4000만 대만 달러에서 18억1000만 대만 달러로 급감해 순손실률이 47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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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일본의 엘피다도 전 분기에 비해 손실률이 확대됐다. 엘피다는 3월 말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3300억 엔 매출에 영업손실 1500억 엔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3월 분기만 따지만 매출 454억 엔에 영업손실 520억 엔을 기록하는 셈이다. 분기 영업손실률은 115%로 전 분기 94%에 비해 확대된 것이다. 엘피다는 오는 12일 1분기 확정치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지난달 24일 앞서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하이닉스는 영업손실률이 전분기 보다 다소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손실률이 13%로 경쟁사들 대비 단연 낮았고, 하이닉스도 39%로 다른 해외 경쟁사들 보다 양호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영업손실률이 1.3%포인트, 하이닉스가 12%포인트 각각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D램 업체와 해외 경쟁사들 간의 실적 격차 확대가 환율(원화 약세), 공장 가동률 차이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D램 가격이 원가를 크게 밑돌면서 대만 D램 업체들이 1분기에 공장 가동률을 크게 줄인 사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양호한 가동률을 유지했다.
실적 격차가 갈수록 벌어짐에 따라 D램 업계 생존경쟁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정비가 있기 때문에 공장 가동률이 낮아질수록 영업손실률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해외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갈수록 벌려 나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