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설움받던 금융업의 반격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5.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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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시 시장수익률 상회"..일부선 "아직 이르다" 주장도

금융주들이 오랫만에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흘째 급등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금융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도 결국은 '살리는 쪽'에 방점이 찍혀 있어 큰 충격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혜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물론 금융업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코스피시장에서 금융업지수는 4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지난주말에 비해 6.60% 상승 중이다. 코스피지수 상승률 1.36%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KB금융 (83,600원 ▲1,100 +1.33%)지주가 기대 이상의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12% 급등하고 있고 우리금융 (11,900원 0.0%) 9%, 신한지주 8%, 하나금융 6%대의 강세다.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증권주들도 시장 수익률을 웃돌고 있고 보험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시현하고 있다.

금융주의 급등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다. 금융업은 지난달 29일 4.50%, 30일 5.19% 각각 상승하며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배 가까이 웃돌았다. 급등세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28일까지 금융업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9.3%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15.6%)를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29일부터는 그동안 설움을 토해내듯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급상 금융업은 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외국인들은 금융업을 지난달 23일부터 7일째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까지 6일간 2630억원을 사들였고 이날도 500억원 가까이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은 1, 2, 3월 모두 금융업을 순매도했지만 4월에 그동안 매도한 규모를 거의 만회할만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기관까지 뒤늦게(?) 매수세에 동참, 외국인 이상 금융주들을 매집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대형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와 함께 은행주의 반등은 금융에 상당부분을 기대고 있는 시장의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다른 업종의 반등세도 촉발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류 팀장은 이날 "대형 은행주는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지분소유 한도를 늘린 은행법 개정안 통과와 원화 강세에 따른 실적의 예상외 개선 가능성,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는 수급 등 요인으로 당분간 호조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며 "미국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도 긍정적일 것으로 관측되면서 심리적인 요인도 은행주 반등에 일조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가 저점을 통과한 상황에서 은행은 어느 업종보다도 경기에 민감한 수익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며 1998년, 2001년 2003년 경기 저점 확인 이후 3개월간 모두 시장수익률을 상회한 업종은 은행뿐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2008년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은 은행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금융업의 반등은 단기적일 가능성이 높으며 주가가 오르면 비중을 축소하라는 주장도 나온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 실적이 개선된 모멘텀이 상승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기 보다는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 많았다"며 주가 상승시 매도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강 팀장은 "미국 금융회사들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금융사들도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거나 자본을 더 조달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KB금융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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