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이제 싼 주식은 없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5.0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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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상승 흐름 '조정시 매수 전략'도 힘들어져

증시 격언에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다들 단기 급등한 지수가 조정받으면 매수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가. 3, 4월 숨가쁘게 달려온 증시가 좀처럼 조정받지 않고 있다. 3월 13.5% 상승했던 코스피지수는 4월에도 같은 상승률을 보이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1400선이 불과 30여 포인트 남아 있다. 최근 움직임을 보면 하루면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5월에도 증시의 상승 흐름은 살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조정을 예상하는 목소리들도 거칠게 나타나는 가격 조정보다는 4월 증시처럼 기간 조정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이유는 펀더멘탈의 개선이다. 경기지표들은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3월 산업생산과 설비가동률은 3개월 연속 개선됐고 경기선행지수에 이어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마저 14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미국의 1분기 GDP가 예상보다 좋지 못했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기 인식은 오히려 개선됐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0개 중 7개 정도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발표하고 있다. 수급도 좋다.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기관마저 가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기관의 순매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동안 매도 강도는 크게 둔화된 것은 분명하다.



결국 증시가 강한 투자심리와 수급으로 무장하고 있는 한 상승세가 쉽게 꺾이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정받으면 그때 매수하겠다는 전략이 먹혀들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조정시 매수'라는 식상한(?) 전략을 권고해 왔던 증시 전문가들도 입장이 다소 변화하는 모습이다. 지수 싸움이 아니라면 결국은 다시 상대적인 종목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유동성 장세가 아닌 실적장세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과 높아진 밸류에이션 대비 이익개선 속도가 느리다는 점에서 싸거나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찾기는 점차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비싸더라도 좋은 주식을 찾자"고 주장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국 정부의 유동성 펌핑에 기반한 풍부한 유동성으로 코스피지수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5 월도 지수 싸움은 아니라고 본다"며 "결국은 5 월에도 중소형주가 초과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1370선에 도달한 상황에서 앞으로의 기대수익률을 얼마나 산정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며 "보유 주식을 들고 지켜볼 수는 있겠지만 신규 매수는 짧게 치고 빠지는 단기매매 이상은 쉽지 않은 국면"이라고 밝혔다.

다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염두에 둔 전략은 가능하다. 미국 스트레스테스트가 이미 너무 많이 알려진 재료이기는 하지만 그 결과가 어떤 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는 섣불리 가늠하기 힘들다. 또 국내에서는 금융권이 최근 45개 대기업집단(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 평가를 마무리하고, 불합격 기업들과 이달 말까지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을 예정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들이 대기 중이어서 급하게 따라가는 매매 보다는 IT와 경기소비재, 산업재, 소재 섹터 등을 타겟으로 변동성을 적절히 이용하는 대응 전략이 바람직해 보이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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