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보다 더 뜨거운 '분당' 경매시장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05.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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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명 입찰에 고가낙찰 이어지며 '과열'…4월 낙찰가율 84.5%

분당신도시 아파트 경매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건 하나에 수십명이 입찰경쟁을 벌이는가하면, 낙찰가가 감정가를 훌쩍 뛰어넘는 고가낙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잇단 유찰로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반값아파트'가 속출했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3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분당 소재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은 84.5%로, 전달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입찰자수는 11.4명으로, 올들어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는 집값 상승 중심지인 서울 강남3구(낙찰가율 82.3%, 평균 입찰자수 7.8명)보다 높다.



지난해 12월 60.7%까지 떨어졌던 분당의 월별 낙찰가율은 올들어 △1월 62.2% △2월 73.2% △3월 74.5% △4월 84.5% 등으로 계속 오름세를 보였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지난해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분당이 올들어 강남보다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몇 달 전까지 감정가 절반에도 나서지 않던 투자자들이 요즘엔 감정가에 진행되는 신건에도 수십명씩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감정가보다 높은 값에 낙찰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전용 135㎡ 아파트(감정가 8억원)는 지난달 27일 2회차 경매에서 감정가를 훌쩍 넘긴 8억3800만원에 낙찰됐다. 1회차 경매에서 주인을 찾지 못해 최저입찰가가 6억4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32명이 입찰에 나서면서 경매장 분위기가 과열됐다.



야탑동 탑마을 대우아파트 전용 134㎡도 지난달 20일 감정가(6억8000만원)보다 4300만원 높은 7억2300만원(낙찰가율 106%)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물건 역시 지난 경매에서 유찰, 최저입찰가가 5억4400만원으로 낮아졌지만 이보다 1억8000만원 높은 값에 낙찰된 셈이다.

지난달 13일 이매동 이매촌 전용 85㎡ 아파트(감정가 5억1000만원) 경매에는 57명이 몰렸다. 이날 최저입찰가는 4억800만원이었지만 낙찰가는 감정가보다 높은 5억2300만원까지 치솟았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지난해처럼 2∼3차례 유찰되는 물건이 거의 없을 정도로 분당 경매시장의 투자열기가 뜨겁다"면서도 "하지만 경매장 분위기에 휩쓸려 무턱대고 고가낙찰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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