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家 수입차장사 "짭짤"vs"울상"

기성훈, 김보형 기자 2009.05.0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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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두산, 일진그룹 정도 성공적..GS·효성·SK 등은 '적자'

대기업 오너들이 수입차 딜러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일부 회사를 제외하곤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오너가 운영하고 있는 수입차 딜러 가운데 코오롱 (14,560원 ▲80 +0.55%), 두산 (169,200원 ▲3,200 +1.93%), 일진그룹 등이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987년 BMW와 수입차 사업을 시작하면서 딜러 사업의 '원조'로 불리는 코오롱글로텍(코오롱모터스)은 지난해 6053억원의 매출과 1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코오롱모터스가 운영하고 있는 BMW 분당전시장 전경↑코오롱모터스가 운영하고 있는 BMW 분당전시장 전경


당기순익도 딜러사 가운데 가장 많은 101억원을 기록했다. 코오롱글로텍은 (주)코오롱이 53.84%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이웅렬 코오롱 회장도 3.63%의 개인 지분을 갖고 있다.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1,240원 0.0%)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두산모터스(혼다)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업초기 소폭의 적자를 보기도 했던 두산모터스는 2008년 매출이 전년대비 200억 이상 늘어난 80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36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허창수 GS (43,250원 ▲700 +1.65%)그룹 회장을 비롯해 10여 명의 GS 일가들이 대주주인 센트럴모터스(렉서스)는 지난해 100억 이상 매출이 줄고 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센트럴모터스는 허 회장의 사촌동생인 허용수 GS홀딩스 사업지원담당 상무가 사업을 이끌다가 현재 손을 뗀 상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딜러 사업을 벌이고 있는 더클래스효성도 매출액이 전년도보다 200억원 가까이 늘어난 1341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이나 순익은 10억원 안팎으로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다.

더클래스효성은 조석래 효성 (50,400원 ▼300 -0.59%)그룹 회장의 세 아들 조현준, 현문, 현상 형제가 각각 3.48%의 지분을 갖고 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오는 10월 출범 예정인 토요타의 서초 지역 딜러로 선정돼 토요타 딜러 사업도 시작한다.

SK (207,000원 ▼12,000 -5.5%)그룹도 계열사인 SK네트웍스 (4,885원 ▲25 +0.51%)를 통해 크라이슬러와 인피니티 등의 딜러사업과 BMW, 아우디 등의 직수입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의 크라이슬러 전시장 문을 닫고 직수입 브랜드 매장 매각설도 흘러나오는 등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중견 그룹 가운데서는 일진그룹의 관계사로 혼다차를 판매하는 일진자동차의 실적이 눈에 띈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윤동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일진자동차는 지난해 717억원의 매출과 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다른 딜러 회사들에 비해 높았다.



동양고속건설그룹이 운영하는 디앤티모터스는 지난해 렉서스 딜러 중 최초로 누적 판매 대수 1만 대 기록을 세웠지만 전년대비 매출이 20% 가까이 줄어들고 영업이익도 반토막 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아우디 판매 사업을 하고 있는 참존모터스는 2007년 7억원 지난해 25억원 등 2005년을 제외하고는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참존모터스는 김광석 참존화장품 회장의 장남인 한균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도 수입차 사업은 신통치 않았다. 반도체장비업체인 한미반도체 (107,400원 ▼500 -0.46%) 곽노권 회장의 아들인 곽동신 사장이 운영하는 한미모터스(인피니티)는 지난해 428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순익은 8000만원에 그쳤다.



이 밖에 종합생활용품 기업인 피죤도 수입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윤재 피죤 회장의 장녀인 이주연 부회장이 대표인 피죤모터스는 2007년 혼다 딜러사업을 시작해 첫해에는 75억원 매출에 적자를 기록했지만 1년 만에 매출 286억원에 1억6000만원 흑자를 기록했다.

수입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수입차 판매 사업이 겉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마케팅 능력과 환율 등 대외 환경까지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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