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새 추정환자, "귀국 전부터 기침했다"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9.05.03 17:34
글자크기

감염경로 관심..미국서 감염vs비행기서 감염

3일 새로 추가된 추정환자가 최초 신종플루(신종인플루엔자 A(H1N1)) 감염자인 A씨(수녀, 51세)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사실이 밝혀지며 감염경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새로 밝혀진 추정환자는 62세 여성 B씨로 멕시코가 아닌 미국 애리조나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하다가 지난달 26일 귀국했다. 국내 첫 신종플루 감염자(확진환자)인 A씨와 같은 비행기였다.



B씨가 미국에서 감염돼 왔다면 보건당국의 방역활동은 범위가 상당히 커지게 된다. 미주노선 승객 중 상당수가 미국에서 바이러스를 가져와 국내에 퍼트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일 현재 미국에서는 21개 주에서 신종플루 감염자 160명(사망자 1명 포함)이 나온 상황이다.

반면 A씨에게서 감염됐다면 신종플루의 감염력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 첫 감염자인 A씨를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충분히 통제 가능한 상황이 된다. 첫 감염자를 중심으로 한 방역활동에 집중하면 되기 때문에 지역 사회에 대규모 전파될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관측이다.



24일부터 기침..미국서 감염?〓 B씨가 기침 증세를 보인 것은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인 지난달 24일.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B씨가 미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애리조나에서 최초 확진환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29일로 이날부터 신종플루 잠복기로 알려진 1~7일을 역산하면 22일이 된다. 22일~24일 사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B씨의 좌석은 최초 감염자인 수녀 A씨의 자리에서 뒤로 6칸 떨어진 곳이다. 이미 미국에서부터 기침이 시작된 데다 B씨가 "비행기에서 A씨와 마주치지 않았으며 주변에 기침하는 사람을 보지도 못했다"다고 말한 점도 미국 감염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처음엔 감기..비행기에서 감염?〓 질병관리본부는 B씨가 처음에는 감기에 걸렸다가 비행기에서 A씨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B씨가 미국에서 거의 외출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29일에야 증세가 악화돼 열과 전신무력감 등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A씨와 B씨의 자리가 상당히 떨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신종플루의 전염력이 상당하다는 얘기가 된다. 최초 감염자인 A씨를 공항에서 집까지 차에 태워 데려온 다른 수녀도 이미 추정환자로 판명난 상황이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차안에서 1시간 정도 같이 있었는데 추정환자가 됐다"며 "(두번째 수녀가 확진 환자일 경우) 전파력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새로 추가된 추정환자의 주위에 앉았던 27명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경우, 전파력은 강하지만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예상했다. 최초 확진환자를 중심으로 추정환자가 생기고 있어서다. 이 본부장은 "최초 환자를 중심으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여기서 더 이상 환자가 없다면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B씨가 앞서 추정환자였다가 정상으로 판명된 57세 남성 버스운전기사처럼 단순 계절인플루엔자(계절독감)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 본부장은 "매트릭스 유전자 검사 결과 염기서열이 확진환자와 비슷했다"며 멕시코와 미국 등에서 유행하는 신종플루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