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회생 늦어질 수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09.05.0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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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장 車 판매 급감...협력업체·딜러망 부진 등 문제 산적

파산보호 신청이라는 초강수에도 불구, 크라이슬러의 신속한 회생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4월 자동차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크라이슬러의 협력업체와 딜러망도 파산과 다름없는 상태에 돌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채권기관들은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신청 자체에 반기를 들고 있어 회사의 신속한 회생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4월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34%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18개월 연속 감소다.



특히 크라이슬러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크라이슬러의 4월 미국 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7만6682대로 전년비 48% 급감했다. 같은 기간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각각 32%, 34%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큰 감소폭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바닥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차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크라이슬러의 신속한 회생도 난관에 부딪칠 가능성이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도 판매 급감으로 크라이슬러의 조속한 파산보호 종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판매 급감에 따른 영향은 크라이슬러의 협력 업체들과 딜러망 경영 악화로 연결, 다시 크라이슬러의 정상적 생산을 가로막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도 예견되고 있다.

협력 업체 경영악화의 영향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 절차에 따라 4일부터 모든 공장의 가동 중단에 돌입할 계획이었지만 부품업체들의 공급 중단에 따라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진 1일 4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더욱이 자동차 판매 감소로 이미 경영이 악화된 부품업체들의 상당수는 크라이슬러를 따라 파산보호단계에 들어갈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딜러들도 크라이슬러의 할부금융부문인 크라이슬러파이낸셜이 자동차 구매자에 대한 할부금융 영업을 중단함에 따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은 할부금융을 여전히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이 GM 계열의 자동차 할부금융 업체인 GMAC에 흡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일부 채권단은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보다 청산하는 편이 오히려 잔존가치가 더 많다고 주장, 파산보호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든 상태다.

파산 보호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해도 소비자들에 대한 크라이슬러 브랜드의 신뢰도가 회복될지도 미지수다.



W스트리트 닷컴의 자동차 산업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실버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파산보호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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