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은 지난해 4분기부터 연일 출렁였다. 올 들어서는 3월 변덕이 특히 심했다. 원/달러 환율의 일중 평균 변동폭(최고가-최저가)은 1월 23원, 2월 18.8원에 이어 3월 35.6원까지 치솟았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3월 환율이 큰 폭의 널뛰기 끝에 떨어진 피로감으로 인해 4월 한 달간 조정의 시기를 가진 것으로 해석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이 (3월) 위기설 이전 수준으로 떨어진 이후 방향성을 찾기 시작했지만, 상승 재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라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류현정 한국씨티은행 부장은 "시장이 계속 높은 변동성을 유지하기는 힘들다"며 "3월 큰 변동성이 이어진 만큼 4월에는 안정세가 계속됐다"고 분석했다.
4월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30일, 분위기는 다시 바뀌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8.7원 급락한 12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최대 낙폭이다. 또 이날을 제외하고 지난달 환율이 1300원대를 벗어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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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들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펀더멘털을 기준으로 현재 환율은 1200원대가 적정하다"며 "하지만 금융 위기와 관련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어서 다시 출렁이는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부장도 "5월에는 방향성을 하락 쪽으로 잡는 시각이 힘을 얻겠지만 이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4월과 달리 상승과 하락이 번갈아가며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선다면 환율 변동성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환율이 1250원선 아래로 내려가면 당국이 불편해할 가능성도 있다"며 "5월 환율 변동성은 당국의 의지와 개입 정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