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파산' 처리, 또 그분에게로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5.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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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월드컴 판사가 크라이슬러도 담당

지프, 닷지 등으로 유명한 미국 3위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의 운명이 결국 법원의 손으로 넘어갔다.

크라이슬러는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법원에 파산보호(챕터 11)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의 '법정관리'와 비슷한 개념인 '챕터 11'은 기업의 완전한 청산을 의미하는 '챕터7'과 달리 법원 관리 하에 영업을 계속하면서 채무를 조정, 기업을 회생시키는 절차를 말한다.



정부와 채권단, 제휴 협상이 마무리된 이탈리아 피아트간의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맞물린 크라이슬러 파산 보호의 향후 처리는 경험이 풍부한 아서 곤잘레스 판사(62)에게 맡겨졌다.

곤잘레스 판사는 엔론, 월드컴 등의 파산 보호를 담당했다. 거대 파산 전문 판사로 불릴 만하다.



곤잘레스 판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과 마찬가지로 '파산 보호'의 대명제 하에 크라이슬러의 빠른 회생을 유도해야 한다. 또 채무 조정 후 회생이라는 정부의 큰 틀 안에서 완전 청산을 요구하고 있는 일부 채권단 등 이해 당사자간의 의견을 조율할 책임도 지고 있다.

엔론 사태에 관한 책을 집필한 네바다대학의 법학과 교수 낸시 라포포트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곤잘레스 판사가 이미 수차례 '거대 파산 사건'(mega-cases)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며 그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기도 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뉴욕대학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딴 곤잘레스 판사는 1995년 14년 임기의 연방 판사로 임명됐으며 올해 10월 재임명이 예정돼 있다.


곤잘레스 판사는 2001년 당시로선 미 기업 역사상 최대 파산이었던 엔론의 파산 처리를 담당했다. 대형 사기 행각이 결부된 엔론 사태는 미국 사회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이듬해 7월 월드컴 사건을 맡았다. 110억달러 회계 부정으로 얼룩진 월드컴의 파산 규모는 엔론을 뛰어넘었다.



한때 이들이 갖고 있던 파산 기록 불명예는 지난해 리먼브러더스에게 넘겨졌다.

크라이슬러 파산 처리와 관련한 첫번째 공판은 1일 오전 10시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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