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골프]눈(眼)에 속다(1)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2009.05.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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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된 상태에서 하는 운동과 자신이 움직이면서 하는 운동은 차이가 많다.

가만히 서서 휴지통에 휴지를 던져 넣는 일과 걸어가면서 휴지를 던져보면 어떤 착각이 일어나는지, 금방 알 수가 있다. 자신의 운동(보행)을 '하고자 하는 직접적인 행위(휴지던지기)' 속에 반영해 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

걸어가면서 휴지통에 휴지를 던지면 대부분이 경우 휴지통에 들어가질 않고 걸어가는 속도를 반영한 만큼 지나치게 되어있다.



골프를 하면서 가장 대표적인 '시(視)착각' 중의 하나가 임팩트 존에서 공과 클럽페이스가 만나는 장면에 대한 시(視)착각이다. 임팩트 존에 이르면 누구나 공과 클럽페이스를 스퀘어 상태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발동을 한다. 대단한 착각이다.

내 몸이 대단히 빠른 속도로 측면이동을 하고 있고 또한 회전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 자신의 운동을 반영해 내지 못한 결과가 슬라이스다.



자신은 스퀘어라고 생각하고 들어오지만 실제 상황은 클럽페이스가 상당히 오픈 된 상태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은 처음부터 클럽페이스를 닫아 놓고 치는 나름의 요령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실패를 통한 나름의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클럽 제조회사도 비슷한 요령을 부린다. 처음부터 아예 훅 페이스로 만들어서 슬라이스를 잡아주는 획기적인 클럽이라는 아마추어용 클럽을 판매한다.

임시변통은 될지 모르지만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얕은 요령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더 큰 병이 되어 돌아온다.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아주 쉬운 방법이 하나 있다.

걸어가면서 휴지통에 휴지를 던져서 잘 넣는 노하우는 휴지통이 실제보다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가상의 휴지통을 하나 그리고 걸어가면서 던져보면 성공확률이 대단히 높아진다.



스윙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실제 공이 있는 것보다 10~20센티 정도 전에 가상의 공을 설정하고 그 지점에서 클럽페이스의 로테이션이 일어난다는 이미지를 갖고 스윙을 해보면 실제 공이 있는 지점에서 클럽페이스와 공이 자연스레 스퀘어로 만난다.

걸어가는 속도에 따라 가상의 휴지통을 어디에 만들어야 하는 지가 다르듯 실제 공의 얼마만큼 뒤에 가상의 공을 설정해야 할지는 자신의 몸놀림에 따라 다르다.

몇 번 실험을 해보면 상당히 훅이 날 것 같은 기분으로 미리 로테이션 되어야 비로소 공이 똑바로 날아간다는 점을 발견한다. 눈에 속지 말아야 세상살이가 편해지듯 골프에서도 꼭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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