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농가·업체 "SI로 울고 싶어라~"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9.04.3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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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량은 늘고 가격은 급락

느닷없는 돼지 인플루엔자(SI) 사태로 양돈농가 등 돼지 관련 산업·유통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SI 추정환자가 발생하는 등 SI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돼지고기 기피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탓이다.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폭락을 거듭 중이고 삼겹살 전문점 등 돼지고기를 주로 취급하는 식당은 매출 급감으로 울상짓고 있다.



30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돼지고기 한마리(110㎏) 산지가격은 SI가 등장하기 직전인 지난 24일 37만1000원에서 29일 30만3000원으로 18.3%나 떨어졌다.

㎏당 소매시장 가격은 24일 4929.9원에서 29일 4010.9원으로 떨어졌다. 거래가 없는 주말을 제외하면 3일새 거의 1000원 가까이 빠졌다.



반면 지속적인 가격하락을 우려한 양돈 농가에서 돼지를 한꺼번에 내놓으면서 출하물량은 27일 6611두에서 29일 6915두로 증가했다.

정선현 대한양돈협회 전무이사는 "양돈농가가 사상 최대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면서 "SI 사태가 더 확산될 경우 농가의 홍수출하 사태까지도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돼지고기 소비도 급감했다.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창동·전주 등 3개점의 돼지고기 판매금액은 24일 536만2000원(5204건)에서 27일엔 4428만5000원(4891건), 28일 3059만2000원(3245건)등으로 하락을 이어갔다.


삼겹살과 돼지갈비 등을 판매하는 식당도 돼지고기 자체를 기피하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일산에서 돼지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씨(43)는 "SI 사태가 나기 전과 비교할때 손님들이 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런 추세라면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와 양돈협회는 사태를 최대한 진정시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SI에 돼지자가 들어가 근거없는 공포심을 유발시킨다며 자체적으로 멕시코 인플루엔자(MI)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SI를 고집하는 질병관리본부에도 MI로 바꿔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양돈협회는 이날 질병관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I에 감염되거나 죽은 돼지는 전세계에서 한마리도 없는 상황에서 돼지 인플루엔자로 불러지면서 불필요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면서 MI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대부분의 신문에 "SI와 돼지고기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하고 언론에도 기사보도시 돼지와 관련된 용어사용을 자제해줄 것도 요구했다.

윤상익 양돈자조금관리위원장은 "돼지와 SI가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으면 덜 억울할텐데 사태가 너무 심각하다"면서 "돼지고기를 섭취해서는 감염되지 않으므로 국산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먹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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