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2분기 연속 6%대 역성장(종합)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4.2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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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래 최악..하반기 반전 여지는 늘어나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미 상무부는 자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률 6.1% 감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예상치 '4.7% 감소'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로써 미국의 최근 6개월 경제성장률은 1957~1958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성장률을 하회하는 -6.3%에 그쳤다.



미국 경제는 또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1974~1975년 이후 처음이다.

예상을 밑도는 경제성장률은 이날 끝나는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경기 진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투자 급감이 분기 성장률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지난 분기 기업 투자는 연률 38% 감소, 사상 최고의 감소 속도를 기록했다.

기업 재고 감소도 성장률 악화에 일조했다. 1분기 기업 재고는 연률 1037억달러나 감소하며 1947년 지표 집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기업 재고 감소를 제외할 경우, 1분기 성장률은 -3.4%까지 개선된다.

정부 지출이 줄어든 것도 GDP 악화의 원인이 됐다. 지난 분기 정부 지출은 국방비 감축과 지방 정부 재정 악화 여파로 3.9% 감소했다.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빠른 감소 속도다.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등이 파산 우려 속에 감산한 것도 성장률을 둔화시켰다.

반면 개인 소비는 2년래 최대폭 증가하며 경기 반전의 희망을 이어갔다.



지난 분기 미국의 개인 소비는 연율 2.2% 증가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예상치 0.9%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개인 소비는 이전 2분기 동안 평균 4.1% 감소했다. 이는 1980년 이후 최악의 감소세다.

무역적자도 재고 소진 노력 속에 34% 급감하며 GDP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재고 급감으로 미국 경제가 하반기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앞선 재고 감소로 기업들의 증산 여지가 더욱 커졌다며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의 유동성 공급 노력과 유가 하락, 세금 환급 등이 맞물려 소비가 되살아날 경우, 미국 경제가 하반기 성장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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