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외인, 1400 돌파 견인차(?)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4.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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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성 유럽 및 중동계 매수 주도...당분간 증시 영향 커질 듯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시장의 조정론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단기 조정론에 무게가 실리던 코스피시장은 29일 외국인이 주식시장과 지수선물시장에서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2.9% 반등, 1330대를 회복했다.

전날 2.9% 급락분을 고스란히 만회한 셈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50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5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수선물시장에서도 장중 7700계약을 웃도는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이어간 뒤 5634계약의 매수우위를 보이며 4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돼지인플루엔자 여파와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에 대한 우려 등으로 국내증시가 단기 조정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색해진 셈이다.



특히 최근 외국인 자금은 단기에 머무는 투기적 성격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입되는 자금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3거래일간 조정을 받던 앞선 3거래일간에도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28일 291억원을 순매도했을 뿐 매수세를 이어갔고, 1300선을 웃돌아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집중시키는 점에 비춰 잠시 머물고 떠나는 '나그네성 자금'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13,060원 ▲120 +0.93%) 투자전략팀장은 "금융당국의 외국인 자금 유입과정 발표 등을 봉합해 판단하면 올들어 국내증시에 들어오는 외국계자금은 유럽과 중동자금일 것으로 추측된다"며 "싱가포르와 홍콩에 터전을 둔 투기성자금은 공매도가 제한된 마당에 거의 유입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자금은 금융위기에서 미국보다는 자유로운 구석이 있고, 이같은 자금들이 경기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이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머징시장에 투자처를 찾아온 것이라는 관측도 곁들였다.

미국자금은 금융위기의 중심에서 정부의 눈매가 예사롭지 않은 만큼 아시아국가에 자금을 투입하기 힘들 것이라고도 예측됐다.

강 팀장은 "증시가 1300~1350선에서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기관이 5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을 다 받아들이면서 지수를 지탱하는 것은 투기성 자금으로는 힘들다"며 "헤지펀드 성격을 가진 투기자금이라면 벌써 매도세로 돌아서 한번쯤 지수의 조정이 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인이 한국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로는 주가의 가격이 싸기 때문만은 아니다. 주가수익배율(PER)이 13배를 넘는 현재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주가보다는 향후 추가 상승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경제가 금융위기 직격탄에서 상당부분 비켜서 있었고, 한국을 비롯한 중국 등 아시아 이머징 시장에서 경기신호 저점 신호가 나타나는 점에 비춰 향후 경기회복을 겨냥한 선취매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향후 국내증시는 변동성은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특별한 악재가 돌출되지 않는 한 외국계 자금 성격상 지속적으로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7,600원 ▼10 -0.13%) 연구원도 "현재 시장의 흐름은 지수선물시장의 움직임보다는 코스피시장 자체의 외국인 매매에 주도권이 넘어간 상태"라며 "외국인이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만큼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증시가 출렁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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