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채권단, GM대우 지원 놓고 신경전?

박종진·이새누리 기자 2009.04.2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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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지원 못한다"-산은 "본사지원 있어야"...선물환 만기연장도 '진통'

"GM대우에 먼저 지원할 방안이 없다."(레이 영 GM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GM본사가 지원을 약속하지 않으면 유동성 지원에 나설 수 없다."(산업은행 고위 관계자)

GM대우에 대한 유동성 지원 문제를 놓고 대주주인 미국의 GM 본사와 국내 채권단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양측이 '선 지원'을 요구하며 힘겨루기에 들어가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GM대우 측은 "레이 영 부사장 발언이 '미국정부의 지원 자금을 미국 내에서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한 원론적 발언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8일 GM대우 및 채권단 등에 따르면 레이 영 부사장은 27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현지를 방문한 한국 기자들에게 "GM 본사가 GM대우에 투자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GM은 미 재무부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아 미국 납세자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해외에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정부와 채권단이 지원에 나서지 않으면)GM대우는 엄청난 재정적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이날 GM본사의 지원이 있어야 GM대우를 지원할 수 있다는 '조건부' 지원 방침에는 변함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GM대우 지분 28%를 갖고 있는 공동주주인 만큼 GM본사의 동조가 있어야 산업은행도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GM대우는 종전에도 그리말디 사장 등이 '채권단 지원이 없으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한국 내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제스처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크게 달라진 입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GM대우 측도 "레이 영 부사장의 발언을 놓고 '배수진', 협박용' 등의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행간을 읽어보면 종전 GM본사의 입장을 그대로 되풀이 한 것"이라며 "경영진이 채권단 등을 상대로 계속 지원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초 이날로 예정된 GM대우의 선물환계약 만기연장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내 이견으로 만기연장 여부를 오늘(28일) 안에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All or Nothing(모두 다 아니면 아무것도)' 방침이 있기 때문에 100% 동의가 있어야 만기가 연장될 수 있는데 의견을 조율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당초 연말까지 만기를 연장해주기로 한 것을 3개월만 단축하는 절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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