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그들이 '매도'를 외치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4.2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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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주식 살 때 아니라 팔 때" 주장하는 전문가들

미국 시장이 이틀간 상승했지만 코스피시장은 이틀간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한 것은 4월 들어 처음이다.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는 것 같지만 1300선을 넘어선 4월 중순 이후 코스피지수는 사실상 1330~1360선 사이에서 횡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간 조정을 거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분명한 것은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는 점이다.

여전히 계속 '고(Go)'를 외치는 전문가들도 없지 않지만 조정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권고하는 전문가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다만 이들도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단기적이고 상승 추세는 분명 살아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주식시장에서 발을 뺄 시점이라고 과감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들은 왜 지금 '매도'를 외치고 있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과속'이다. 펀더멘탈의 개선에 비해 주가의 상승이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또 증시가 지금 기업의 실적개선과 경기회복에 잔뜩 고무돼 있지만 이는 일종의 착시효과라고 강조한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주식 장사는 끝났거나, 최소한 한번의 시장은 끝났다"고 주장한다. 그는 연초부터 올해 시장을 상고하저(上高下低)로 예상해 왔다. 지난해 급락에 따른 반등으로 상반기에 증시가 상승하겠지만 펀더멘탈의 개선이 지지부진하면서 하반기에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결국 올해 증시의 고점이 상반기에 형성되는데 이 고점에 이미 (거의) 도달했다는 얘기다. 이 센터장은 "외환위기 당시에도 한해에 한번은 지수가 저점 대비 40% 정도 상승했었다"며 지금의 지수 상승에 도취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은 주식을 살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지금은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팔 타이밍을 저울질할 시점이지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새로 진입할 시장은 아니라는게 그가 최근 주장하는 내용의 골자다.

그는 "금융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가 동반된 경우에는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해도 소비와 투자회복이 지연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과거의 경험칙을 고려할 때 향후 기업이익 개선의 모멘텀이 지금 증시에 형성되어 있는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며 "3월 이후 주가 상승에 대해서 추세적 상승이라고 규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코스피지수의 연고점을 1500선으로 보고 기존에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1500선까지 기다릴 수 있겠지만 새롭게 주식투자를 하고자 하는 외부의 신규진입자는 추가상승 여력이 10% 남짓한 상황에서 참여하기 보다는 조정을 기다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황분석팀장도 지금은 보수적인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근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는 급격한 경기 하강이 멈추었으나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즉 완만한 U자형 경기회복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데, 주식시장은 V자형의 빠른 경기회복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실적도 마찬가지다. 최근 어닝서프라이즈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는 "낮아진 시장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는 1분기 기업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기대치가 너무 낮아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효과"라는 것. 하지만 이같은 착시효과는 지속되기 어렵다는게 그의 분석이다.

성 팀장은 "투자심리 급변에 따른 본격적인 주가 조정 국면에 대비해 코스피지수가 1400선에 근접할수록 주식 비중을 줄여가는 보수적인 시장 접근을 권한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 증시는 '돼지독감' 악재로 27일(현지시간) 사흘만에 하락했다. 미국 내에서 이미 40여명의 감염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우지수는 0.64%, S&P500지수는 1.01%, 나스닥지수는 0.88% 각각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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