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돼지독감 맹위에 하락

안정준 기자 2009.04.28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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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돈육주 급락...GM은 구제책 기대로 20%대 급등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등락을 거듭한 끝에 하락마감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새 자구책 발표에 휴마나, 퀄컴 등 실적 호재가 겹치며 뉴욕증시는 장중 반등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돼지독감 수혜주인 제약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 내 감염자가 40명으로 늘어나는 등 돼지독감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뉴욕 증시는 이날 결국 '돼지독감 악재'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4% 밀린 8025를, S&P500지수는 1.01% 하락한 857.51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0.88% 내린 1679.41을 나타냈다.

◇돼지독감 맹위...항공-돈육주 급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돼지 독감 확산이 우려스럽지만 위급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히며 불안 잠재우기에 직접 나섰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5개 주에서 이날까지 모두 40여명의 감염 환자가 확인됐다. 전일 발표치 보다 두 배 증가했다.

멕시코에서도 돼지독감 확산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멕시코는 이날 돼지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149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는 돼지 독감에 감염된 환자가 발견되며 유럽에서도 돼지독감 감염 사례가 최초로 공식 확인됐다.

돼지 독감 확산에 따른 타격은 특히 항공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날 블룸버그 미국 항공지수는 무려 10.93% 밀리며 8년래 최대폭으로 추락했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델타 에어라인은 14.09% 폭락했다.


델타에어라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콘티넨탈 에어라인 등 미 항공사들은 고객들에게 추가 비용 부담 없이 멕시코 항공권 취소나 변경을 허용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등 전세계 항공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이날 글로벌 항공지수도 7.51% 급락했다. 유럽 증시에서는 영국 브리티시 에어라인이 7.8%, 에어 프랑스가 6.6% 각각 밀렸다.



돼지고기 관련주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세계 최대 양돈 가공업체인 스미스필드 푸드가 11% 급락했으며 미국 최대 육가공 업체 타이슨 푸드도 9.4% 밀렸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돈육 선물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며 돼지 독감 확산으로 인한 돼지고기 수요 감소 우려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제약주는 돼지독감 확산으로 관련 제품 판매가 늘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장 후반 상승폭을 줄였다.



미국 2위 제약업체 CVS가 0.64% 상승했으며 제약품 유통사인 월그린은 오히려 1.08% 하락했다.

◇GM 새 자구안 발표
새로운 자구책을 발표한 GM은 20.71% 급등했다.

GM은 2010년 말까지 딜러를 42% 감원, 3600명 수준으로 유지하고 자동차 노조 직원도 이 기간 2008년 6만2000명 수준에서 4만명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2만1000명 규모의 시간제 근로자 감원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더해 270억달러 규모의 무담보 채권에 대한 출자전환도 시작하며 수익을 내지 못하던 폰티악의 생산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GM 채권단들이 출자전환에 실패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관계자 발언을 인용, "채권단들은 GM의 이번 계획을 노조 등 다른 단체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적용된 처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출자 전환은 전체 채권단의 90% 이상 동의를 얻을 경우 단행된다. 이에 미치지 못하는 지지를 받을 경우 GM은 파산보호 신청 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

◇휴마나-퀄컴-월풀 실적 호재
이날 만족할 만한 실적을 발표한 종목들은 돼지 독감 악재에 관계없이 강세를 나타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 2대 민간보험업체 휴마나는 6.91% 급등했다.



이날 휴마나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억570만달러(주당 1.22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정부 지원 계획에 힘입어 실적이 예상외로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휴마나는 저소득층 의료 보조제도 등 정부 지원으로 1억66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휴마나는 올해 실적 전망치도 상향조정했다. 이날 성명을 통해 휴마나는 올해 주당 6.1달러~6.2달러 수준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초 전망치는 주당 5.9달러~6.1달러였다.



세계 최대 휴대폰 칩 제조업체 퀄컴은 4.38% 상승했다.

퀄컴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올해 매출이 최소 98억5000만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당초 전망치는 98억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가전업체 월풀도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월풀은 7.27% 급등했다.



월풀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28% 감소한 6800만달러(주당 91센트)를 기록했다. 당초 블룸버그 전문가들은 주당 18센트 순손실을 전망했다.

세계 최대 평면 TV용 유리제조업체 코닝도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 발표로 3.4% 뛰었다. 코닝의 특별 항목을 제외한 순익은 주당 10센트를 기록, 기존의 예상치인 주당 5센트를 넘어섰다.

◇유가 하락-달러 강세



돼지 독감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국제 유가는 1주만에 첫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7% 하락한 50.14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 때 7% 수준까지 밀리는 급락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상대적 안전자산인 달러와 엔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돼지 독감의 진원지인 멕시코의 페소화 가치는 급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51% 하락한(달러 강세) 1.3042달러를 기록했다. 엔/유로 환율은 1.9% 밀린(엔화 강세) 126.17엔을 나타냈으며 달러 대비 페소 가치는 무려 4.6%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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