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독감 피해 최대 3조달러, 세계경제에 암운

김경환 기자, 백경훈 기자 2009.04.2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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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독감(Swine flu)'이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취약한 전세계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27일 아시아 증시는 신종 인플루엔자 '아웃 브레이크'에 영향이 큰 항공, 축산주들이 흔들리며 일본을 제외하고는 하락 마감했다. 강보합을 유지한 일본의 경우 역시 인플루엔자와 연관된 바이오, 제약주들이 증시를 지지했다.

이미 세계 각국들이 해당국 돼지 고기 수입을 규제하는 등 검역을 강화하고 여행 자제령을 발령하면서 관련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아가 지난 2002년 사스(SARS, 중증급송호흡기증후군) 때처럼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불황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세계은행의 분석을 인용, 돼지 독감이 전세계 경제에 미칠 비용 부담이 최대 3조달러(약 400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5%가 잠식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회의 위원장도 "전염병의 영향으로 미국의 내수가 당분간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현지시간) 돼지 인플루엔자가 진화화면서 지금보다 더 강력하고 위험한 ‘변종 바이러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후쿠다 게이지 WHO 보건 안전 환경 담당 사무총장보는 "돼지 인플루엔자가 변종이 되면 인간에게 대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WHO는 28일 현재 3단계인 경보 수준을 격상할 방침이다.


이미 인플루엔자의 확산 방지 실패를 인정한 미국의 국토안전부는 이날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철저한 검역을 지시했다.

현재 미국 5개 주에서 확인된 감염자수는 40건이다. 미국 질병예방센터(CDC)는 '돼지독감의 잠복기가 24~48시간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 아시아 지역으로의 확산도 빠르게 진행된다.

27일 스페인에서 돼지 독감에 감염된 환자가 발견되며 유럽에서도 돼지독감 감염 사례가 최초로 공식 확인됐다. 트리니다드 히메네스 스페인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스페인 남동부 알멘사 지역에 거주하는 환자에 대한 역학 조사결과,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전날 돼지인플루엔자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2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나 일단 음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베네토 지방 출신의 31세 여성이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건당국이 전했다.



또 중동지역인 이스라엘에서는 멕시코 여행에서 막 돌아온 20대 청년이 증세를 호소해 병원에 입원해 있다.

아시아권인 뉴질랜드에서는 13명이 감염자로 의심되고 있다.

발원지인 멕시코에서도 돼지 독감 인플루엔자의 위세는 수그러 들지 않고 있다. 멕시코는 이날 돼지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149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감염자는 1300여명으로 늘어났다. 영국 BBC방송은 실제 200명이상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멕시코에 대해 2억 달러이상 지원을 긴급 결정했다. 어거스틴 카르스텡 멕시코 재무장관은 "2500만 달러는 당장 필요한 의약품과 의료 장비를 구입하는 데 사용할 것이고 나머지는 장기 구조활동을 펼치는 데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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