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돼지독감 법정 전염병 추가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9.04.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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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

전 세계가 돼지인플루엔자(SI) 공포에 떨고 있다. 발원지인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에 이어 뉴질랜드와 스페인으로 감염지역이 확대됐다.

첫 발병 이후 SI 발생 사실을 모른채 멕시코와 북미 등을 방문한 사람이 7000명∼1만명으로 추산되면서 SI가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도 비상 체제를 가동하는 등 초비상이 걸렸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27일 간부회의에서 "일일 점검체계를 구축해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필요시에는 관계장관회의 또는 차관회의를 개최하는 등 비상대응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법정 전염병으로 추가=질병관리본부는 이날 SI를 4군 전염병인 급성호흡기증후군에 준하는 것으로 간주해 환자에 대한 검역·격리조치 등을 취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출입국자에 대한 검역과 발열 감시 등을 강화하는 한편 의심 환자는 즉시 격리해 항 바이러스제를 투여키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이날 전문가 회의를 열어 SI를 가축전염병예방법상 법정가축전염병으로 신규 지정키로 결정했다. 또 북미에서 수입되는 돼지 외에도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씨돼지에 대한 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법정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면 이동제한과 살처분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보상급 지급도 가능해진다.


◇"국내 유입 가능성 낮다"=그러나 방역 및 보건당국은 국내에서 SI가 대유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국내에 돼지 인플루엔자가 상륙하더라도 멕시코처럼 심각한 사태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00명 이상이 사망한 멕시코는 돼지바이러스가 사람끼리도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환자 조기 발견에 실패했고, 낙후된 의료시설로 이후 적절한 치료도 이뤄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8명이 감염됐으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본부장은 "미국에서는 돼지인플루엔자가 계절형인플루엔자(계절형독감) 정도로 취급된다"며 "멕시코 사망자는 인플루엔자의 독성 보다는 제때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기윤 농식품부 동물방역팀장도 "수입금지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돼지인플루엔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해서 수입금지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주가 고비=SI가 국내로 유입될 지 여부는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돼지인플루엔자의 잠복기(3~7일)를 감안할 때 이번 주를 무사히 넘기면 유행위험을 넘겼다고 본다"며 "이번 주가 1차 고비"라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각 대형병원과 보건소 등을 통한 관리체계가 잘 돼 있어 유행시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치료 및 격리 시설도 충분하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치료제 '타미플루'도 250만명분이 비축돼 있어 심각한 문제는 없을 것이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비축량이 충분치 않다고 보고 추가로 250만명분의 '타미플루'를 살 수 있는 예비비를 신청했다. 전 인구의 10%(500만명)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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