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 환매, 개인보단 기관이 주도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09.04.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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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사모펀드 설정액 8744억 감소…공모보다 5배 많아
-펀드내 주식편입비중도 공모↑, 사모↓...증시 수급 악영향

주식펀드 환매, 개인보단 기관이 주도


올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는 개인보다 연기금 등 기관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84조7633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조537억원이 감소했다.



이중 개인투자자가 주로 투자하는 공모펀드는 1763억원 감소하는데 그친 반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공모보다 5배 가량 많은 8744억원이나 줄었다.

설정액이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환매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올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는 개인보다 기관들이 주도한 셈이 된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지난해 대규모 손실로 실망한 개인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일부 시장의 분석과는 상반된 결과다.



4월 들어서는 사모보다 공모펀드의 설정액이 조금 더 감소했지만 환매를 주도했다고 보기에는 그 차이가 미비했다. 이달 들어 사모펀드 설정액은 1467억원 감소했고, 공모펀드는 이보다 420억원 많은 1887억원이 줄었다.

또 공모펀드는 올들어 주식을 사들였지만 사모펀드는 오히려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공모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은 연초 91.02%에서 94.18%로 3.16%포인트 높아진 반면 사모펀드는 89.57%에서 85.04%로 4.53% 낮아졌다. 펀드내 주식편입비중이 낮아졌다는 것은 환매대금 지불 및 대비를 위해 주식을 팔았다는 뜻이다.

기관들은 올들어 주식시장에서 무려 5조원 가량의 주식을 내달 팔았다. 즉 기관들은 주식과 함께 주식형펀드를 대량 환매함으로써 증시 수급에 부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연초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이탈은 개인이 아닌 기관들이 핵심이 됐다”며 “개인들은 지난 2월까지 오히려 펀드 투자를 확대하다 지수가 1300선에 안착하면서 차익실현 및 직접투자를 위해 환매우위를 보였을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사모펀드 비중은 10% 미만이기 때문에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연기금들이 보수적인 운용을 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설정액 감소는 조금 더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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