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PF자산 유동화..돈줄 말랐나?

더벨 김참 기자 2009.04.2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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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재원 확보"주장..연기금 등 기관투자가 '시큰둥'

이 기사는 04월24일(10:5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겪은 군인공제회가 개발 사업에 투자한 자산을 유동화 시키는 등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특히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개발 사업에 투자한 자산을사모형 부동산펀드로 재설정한 후 이를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군인공제회가 같은 기관투자가인 연기금이나 공제회를 대상으로 투자를 유치, 그 만큼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용인시 남사면 도시개발사업 관련 PF대출건을 펀드로 재설정해 현금화할 방침이다.



펀드로 재설정할 사업은 군인공제회가 2070억원을 동우개발에 투자한 PF대출건이다. 군인공제회는 이 개발 사업 건을 한화투신운용과 함께 1년 6개월짜리 사모펀드로 출시한다.

군인공제회는 이 개발 사업을 유동화 시키기 위해 일부 손실을 감수할 방침이다. 군인공제회는 PF대출을 통해 동우개발에서 연 8%의 이자를 받고,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에게 7.7%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펀드보수와 기회비용, 이자 등을 고려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제안서를 받은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투자자산을 유동화해 펀드로 설정하는 것은 그만큼 유동성이 나쁜 상황임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상품 자체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게 이들의 분석이다.


연기금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상품이 나온 것 자체가 군인공제회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이미 여러 차례 군인공제회의 유동성 상황에 대해서 우려가 나온 만큼 불안하게 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개발사업에 투자한 자산을 유동화 하는 부동산펀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통상 부동산펀드는 부동산사업에서 초기단계인 PF대출을 하기 위해 펀드로 설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반면 이 펀드는 이미 PF에 투자한 자산을 펀드로 재설정하는 펀드로 일반적인 부동산펀드와는 차이가 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투자한 자산의 자금회수가 불투명하거나 투자자산을 갑자기 늘려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때 이 같은 유형의 상품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군인공제회측은 유동성 위기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향후 차기투자를 대비하기 위해 투자한 개발사업의 일부를 현금화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어 몇 개의 개발사업을 유동화 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전체 개발 사업이 190여 개인데 이중 일부를 유동화 시키는 것일 뿐 유동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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