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헤지펀드..환율하락 겨냥 계속 살것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2009.04.2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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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심리적 통치<3>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외국인 매수=헤지펀드..환율하락 겨냥 계속 살것


IMF도 요즘 무척이나 바빠졌다. 지난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기존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했다. 더욱 눈에 띄는 부분은 올해에 대한 전망치가 아니다. 물론 올해 전망치도 큰 폭으로 낮추었지만 내년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이 말하려는 것도 결국 재정투자를 늘리라는 모종의 협박이다.

물론 IMF의 전망을 모두 다 인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특히 독일의 경우 IMF에서 제시한 내년 경제 성장률은 각국의 추가부양책을 이끌어 내기 위해 조작된 수치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경기를 부양해야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조하지만 추가적인 부양책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IMF의 발표에 발끈하는 모습마저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은 오바마의 말 보다도 IMF처럼 세계기구의 발언에 좀 더 귀를 기울이게 되어 있다. 노벨상도 IMF도 IBRD도 다 그런 이유로 존재하는 것 아닌가?

세계를 보다 더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즉, 외압이 아닌 자발적인 행동을 유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아무튼 최근 우리나라에 대한 기사가 NYT(뉴욕 타임즈)에 자주 난다. 일견, 삼성전자의 실적 등에 대해 거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론은 우리네 대통령께서 발빠른 정책적 결단을 잘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어느 부분에서는 정말 낮이 간지러울 정도로 Edify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겨우 경기 후퇴를 피한 한국경제가 대통령의 영도력에 의해 가장 먼저 회복하고 있고 이런 모습에 전문가들도 놀라고 있다는 내용인데...말하자면 세계 여러 나라들에게 한국처럼 되려거든 언능 돈 찍어서 경기 부양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이다.

홍샹(HSBC)의 프레데릭 뉴먼 아시아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역시 “한국의 재정 부양책이 예상보다 빨리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을 고무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주가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뭐야 이거 한국도 하는데 왜 우린 못해?” 라는 말이 나올만도 하다.

원래...세상이라는 것이 그렇다. 같이 힘든 시기를 맞게 되면 오히려 동질의식이 더욱 공고해지지만 나만 두고 옆에 놈만 승진하면 배알이 뒤틀리는 법이다.



이건 백번 찾아가서 주리를 틀고 협박하는 것보다도 효율적이다. 질투심을 유발시키는 방법 말이다. 이제 일본 정가도 재정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가장 멋진 통치가 바로 심리적 통치 아니던가?

정치도 경제도 잘 보면 연출이다. 누가 얼마나 잘 연출을 하는가에 따라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연출에 의해 우리네 증시가 멋진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왜 연출이냐고?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는 외국계 자금을 한 번 분석해 보라. 외국인들이 지금 우리 증시를 매수하고 있다고 하는데, 전통적인 외인들은 여전히 매도 중이다. 즉, 외인들 중에서 지난 2004년 5월 이후로 매도하고 있는 중기성향의 외인들은 여전히 매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매도량은 일부 새로운 외인들의 매수세에 가려져서 매도세가 보이지 않을 뿐이다.

더 큰 매수세가 새롭게 유입되고 있다는 말인데...그게 누굴까 생각 해보았는가?

재미 있게도 그들은...헤지펀드들이다. 헤지펀드라면, 금융 엘리트의 전투세력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온 자금은 모두 4조 6000억 수준이다. (3월 상승이후) 그 중에서 2조 1000억 원이상 즉 전체 물량의 45% 수준이 모두 헤지펀드들이다.



이건 놀라운 일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께도 아니고 이들이 갑자기 몰리게 된 이유가 뭘까?

사실 이들 헤지펀드들 말고도 준조세 회피국에서 넘어온 돈들까지 합하면 75%가 헤지펀드들이라고 보면 된다. 그 외는? 영국계 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 결국 지금 나가는 자금들은 지속적으로 나가고 있었는데 들어오는 자금이 갑자기 러시를 이루면서...그것도 장기성 자금이 아닌 투기자금이 우리네 증시에 들어오고 있다는 말이 되는데 이게 무슨 변고인가?



그것도 그렇지만 지금 영국은 IMF로부터 자금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힘든 상황인데 어째서 영국계 자금이 우리네 시장에 가장 많이 들어올 수 있단 말인가?

앞뒤가 너무도 안 맞는다. 하지만 이유는 있다.

먼저 영국계 자금의 유입부터 생각을 해보자. 지난 주에 닛코 증권을 인수한 씨티의 말을 꺼낸 적이 있다. 닛코의 인수가 성사된 것이 1월이었는데... 그 때 씨티의 주가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식 교환방식으로 닛코를 인수했다. 1월에 인수가 성사되었다면 적어도 리만의 부도 이후에 적극적으로 일을 꾸몄다는 말이 된다.



이는 일종의 preservation strategy 가 될 것이다. 그럼 같은 방법으로 영국의 자금이 우리네 증시와 채권에 들어온 이유를 알 것이다. 영국의 파운드화는 그동안 폭락을 했다.

그 폭락의 전초를 이해하고 있었던 자금이라면 충분히 우리네 증시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즉 영국의 극심한 불황으로 자산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면 그 자산 가치를 보존시키기 위해서는 재빨리 다른 곳으로 실질가치를 이동해 둘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럼 왜 하필 우리나라였고 또한 승냥이와 같은 무적자금인 헤지펀드를 어떻게 유인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 의문으로 남는다.



그것은 간단하다. 승냥이는 피가 뭍은 살코기 한 점이면 간단하게 유인이 가능하다. 우리네 금융시장에서 환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작다. 몇 개의 뉴스를 만들어서 시장에 뿌리면 간단하게 환시장은 급등한다.

작년 9월부터 3월까지 각종 위기설의 진원지가 어딜까?
누가 과연 그런 뉴스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누차 지면을 통해 말했지만 우리나라의 환율이 급등할 이유는 원래 없었다.

그냥 올린 것이다.



그럼 헤지펀드들은 즉각 피냄새를 맡는다. 마치 배고픈 승냥이가 피의 냄새를 맡듯이 말이다. 글로벌 매크로 펀드(Global Macro Fund)로 알려진 그들은 주로 환율이나 이자율 등의 방향성에 투자를 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추종하는 펀드이다. 그들이 우리의 원화가 저평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당연히 우리네 주식이나 채권을 구매할 것이다.

그럼 대략 정리가 된다.

영국 역시 자신들의 자산을 보존할 대체제가 필요했고 그 대상으로 원화가 저평가 되어 있는 한국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지구는 작으니까. 그것이 최근 외인들이 우리나라 증시를 유독 사랑하는 이유가 된다. 그것이 우리나라 증시를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팔자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세계의 금융 엘리트들이 지금 원하는 것은 국제 시장의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다. 그 이유까지 설명하자면 또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오늘은 거기까지만 생각해두자. 아무튼 과거처럼 미국이 “야 좀 해라” 그러면 다 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

1987년도의 루브르 협약에서는 일본에게도 “이봐 유동성 좀 늘리지?” 하면 곧장 그 요구를 받아들였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미국이 “우리 유동성을 좀 늘리자” 라고 하면 “생각 좀 해보고” 라고 답변을 한다.



미국이 막강한 힘을 과시하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끝난 것 같다. 또한 강압적 방법은 정책의 전달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그들도 충분히 알고 있다. 아이들이 머리가 크면 잘 통제가 안되는 법이다.

그래서 이들은 심리적 명령체계를 세우기 시작했고 그를 위해서 적절한 광고가 필요했을 것이다. 앞서 거론했듯이 둘 중 하나를 칭찬하는 것이다.

이에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친미성향을 띄고 있는 우리의 이명박 대통령께서 선전을 위한 적임자였을 것이다. 일단 환율을 끌어 올리고 헤지펀드들을 유인하며 영국계 자본도 우리네 증시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주가가 가장 빠르게 올랐다. 미국 시장이 내려도 올랐고 올라도 올랐고 동남아시아 시장이 다 빠져도 우리는 조정폭이 크지 않았다.

수급이 좋은 증시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주가가 유독 우리나라만 오르니까 세계 각국의 애널리스트들이 우리만 오르는 이유를 각기 분석하기 시작한다.

분석은 무슨....그냥 둘러대는 거지. 오르는 증시에 이유를 대라면 필자도 반나절은 족히 떠들 수 있다. 본래 애널리스트는 사전에 떠드는 것 보다 사후에 떠드는 것을 더 좋아한다.



아무튼 지난 주부터는 NYT 에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가 시작되었다. 한국이 표본이니까 빨리 재정투자를 늘리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기사 내용도 결국 대통령의 결단이 좋았고 그 때문에 가장 먼저 반등을 준다는 것이다.

웃기지 않는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출 주도형인 우리나라가 경기의 침체에 더욱 취약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럼 외인들이 주도하는 시장이 언제까지 진행될까를 살펴봐야겠다.



결론이 다소 우습겠지만...필자가 계산한 우리네 환율의 적정한 수준에 비해 아직도 스팟 환율이 높은 수준이다. 그럼 헤지펀드의 유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고 수급이 받쳐주는 한 조정 역시 쉽지 않은 시장이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또한 종목에 대한 전략도 다시 수립을 해야한다. 적어도 외인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목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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