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281,000원 ▲3,500 +1.26%) 노사가 24일 상견례를 갖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과거와 달리 순조로운 합의를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 노사가 무분규로 협상을 마친다면 민주노총도 사실상 강경투쟁의 구심점을 찾지 못해 올해 무파업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안팎의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다. 현 집행부의 현장조직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홈페이지 등 관련 게시판에는 빠른 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울산공장의 생산직 이모씨(43)는 “다들 소모적인 협상과 명분 쌓기 투쟁보다는 잔업실시 등 실질임금 확보를 원한다”고 전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요구도 부담이다. 노후차량 교체시 세제지원 법안이 지난 23일 국회 기획재정위를 통과하면서 노사관계 선진화 여부에 따라 제세지원을 조기 종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부대의견으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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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판매대수에서의 선전과는 별개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0.9%나 급감하는 등 실적악화도 협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 노사가 무분규 협상을 이끌어 낸다면 민주노총도 마땅한 ‘대형 투쟁사업장’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과거 ‘궤도연대’를 구축해 투쟁을 선도해온 전국 6개 지하철 노조가 이미 민주노총을 벗어나 별도 연맹체를 결성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 (5,300원 ▼10 -0.19%)는 청산가능성 등으로 쉽게 파업에 돌입하지 못하는 처지다.
익명을 요구한 노동계 인사는 “민주노총의 선봉대 역할을 했던 현대차 노조가 무분규로 간다면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눌려 대형 정규직 노조의 강경투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