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삼성電 깜짝실적 이후...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4.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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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모멘텀 소진-하락압력'對'실적개선 확인-추가 상승'

기다렸던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의 1분기 성적표가 24일 공개됐다. 예상치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는 더 좋았다. 연초까지만 해도 1조원 안팎의 적자를 예상하다 최근 들어 컨센서스가 가파르게 상승하기는 했지만 1476억(본사 기준)의 영업이익을 낼 정도로 예상하지는 못했다. 작년 4분기 실적은 '어닝쇼크'였다는 점을 기억해 보면 한 분기만에 지옥에서 천당으로 바뀐 셈이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서프라이즈'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1시8분 현재 전날에 비해 2만원(3.19%) 하락한 60만7000원을 기록 중이다. 개장 초부터 약세를 보이다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보합까지 올라왔지만 다시 낙폭이 확대됐다.



코스피지수도 마찬가지다. 전날 뉴욕 증시가 상승했고, 1분기 경제성장률(GDP) 속보치도 전기대비 플러스로 전환했고, 삼성전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코스피지수는 그다지 힘을 쓰지 못하고 약보합권에서 맴돌고 있다.

'실적은 서프라이즈겠지만 주가는 아닐 것'이라는 일부 증시 전문가들의 예측이 거의 맞아 떨어지고 있다. 최소한 이날 오전 상황까지는 그렇다.



증권가에서 그동안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해 왔다. 최근 증시가 '추가상승'과 '차익실현'의 팽팽한 힘의 균형을 보인 가운데 이 균형을 깰 이벤트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는 힘의 균형을 상승으로 이끌까, 아니면 하락으로 인도할까.

'오늘 하루 주가 움직임만을 놓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최소한 다음주 초반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제하에 하에 증권가의 평가는 엇갈린다. 증시가 실적개선 모멘텀으로 이만큼 올라왔지만 이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의 힘이 소진되는 단계에 접어들어 주가가 조정받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있는 반면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게 확인된만큼 추가 상승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까지는 모멘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주가 수준에 관심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라왔고 실제 실적도 좋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주가 수준이 과연 정당한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삼성전자 주가가 60만원을 넘었는데 이 정도 주가면 현재 시장 평균 PER을 적용할 때 연간 영업이익이 7조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글로벌 수요 부진, 환율효과의 감소 등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미국의 스트레스테스트, 일본의 5월 위기설, 미국과 대만의 구조조정 등 앞으로 대기하고 있는 악재들도 있어 이를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실적 개선 모멘텀으로 증시가 상승해 왔지만 이제 분기점을 지났다고 본다"며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것처럼 실제 재료가 노출된만큼 이제 하락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증시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경기 저점 신호에 이어 기업 실적까지 개선되는 것이 확인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랠리만이 아니라 경기회복과 실적도 뒷받침된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증시는 앞으로 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 팀장은 "경기를 보여주는 순환지표들이 개선되면서 경기바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은 어느 정도 이뤄졌고 다음으로 필요한 신호가 실적이었다"며 "최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 10곳 중 7곳 정도는 '서프라이즈'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분기 실적만 놓고 본다면 지금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될 수 없지만, 1분기보다 2분기, 2분기보다 3분기 실적이 더 좋아진다면 밸류에이션이 정당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도 "그동안 못 마땅했던 점은 주가는 오르는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의구심이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최근 기업들의 실적이 이를 해소해 줬다"고 평가했다.

류 팀장은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유동성 기대감 뿐 아니라 실적으로도 증시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인식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의 글로벌 IT 기업들이 실적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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