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이들끼리 모여 집단자살, 도대체 왜?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04.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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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경포호 주변(ⓒ강원도청)↑ 강원도 경포호 주변(ⓒ강원도청)


최근 강원도에서 끊이지 않고 있는 동반자살(집단자살) 사건과 관련해 정신과 전문의들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의들은 연탄가스 중독과 인터넷 자살사이트라는 공통점이 있는 이들 사건이 하나의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이홍식 교수는 "과거엔 가족이나 아는 사람들끼리 동반자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끼리 함께 자살하는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국내 IT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인데 개인적인 어려움을 공유하며 동병상련을 함께 느끼고 서로 잘못된 의존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동반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혼자서는 죽을 엄두도 못 내지만 여럿이 함께 있으면 용기가 생겨 쉽게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며 "결국 동반자살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해 주는 양상이다"고 덧붙였다.



자살이라는 것이 한 개인이 실행으로 옮기기에는 높은 벽이 있기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한 사람들끼리 뭉치면 그 벽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이 동반자살을 실행에 옮기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는 또 앞으로 동반자살을 막기 위해선 인터넷 문화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인터넷 사용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유해 사이트를 방관하는 포털업체들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에선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희대 부속병원 정신과 백종우 교수도 "금전적인 혹은 가정적인 문제 등으로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상황에서, 처지가 비슷한 그들끼리 모이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 정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동반자살이 확산돼 가는 모습인데 정책당국의 관심과 조치가 절실하다"며 "청소년에 대한 인터넷 문화 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의들은 또 동반자살이 가족을 비롯한 그들이 속한 공동체에 큰 충격을 주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대안산병원 정신과 윤호경 교수는 "어려운 현실을 이기지 못하고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통해 자살을 유혹 받으면 쉽게 넘어간다"며 "문제가 있으면 가족들과 의사소통도 하고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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