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연맹체 별도 설립-제3노총 등장하나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9.04.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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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이어 '제3노총'이 등장할 것인가.

최근 전국 6개 지하철 노조가 별도 업종 연맹체인 '전국지하철노동조합연맹'(가칭)을 결성하겠다고 밝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양분해온 노동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투쟁 일변도의 민주노총 노선에 반기를 든 전국지하철노동조합연맹은 새로운 상급단체로 한국노총을 택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걷기로 했다.



노동계에서는 새롭게 탄생하는 이 연맹체에 기존 공공부문 노조가 힘을 보탠 '제3 노총' 설립이 설립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 노조 관계자는 23일 "동질감을 가진 사업장끼리 독자적인 교섭권을 가진 연합단체를 만들기로 했다"며 "대표자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오는 9월 연합단체 가입을 위한 총투표를 동시에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투표에는 서울메트로(서울 지하철 1~4호선), 서울도시철도(5~8호선), 인천지하철, 대전도시철도, 대구도시철도, 광주도시철도 노조 등 6개가 참가한다. 상급단체가 민주노총인 서울메트로·대구도시철도·광주도시철도 노조 등은 연맹체 가입과 민주노총 탈퇴를 함께 묻게 된다.

앞서 인천지하철 노조는 지난 9~10일 68%의 지지율로 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했다. 서울도시철도노조도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조합원 투표를 앞두고 있다. 오는 6월이면 지하철노동조합연맹의 대체적인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3노총'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공공기업 노조로 구성된 전국지방공공기업연맹 등과 힘을 합쳐 공공부문만의 별도 노총을 만드는 등 세력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기존 상급단체를 탈퇴하지 않고도 새로운 단체에 가입할 수 있어 제3노총 설립 여건은 어느때보다 무르익고 있다.

여기에 노동부가 상급단체 탈퇴요건을 출석 조합원 '3분의2' 찬성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완화해 기존 상급단체에서 수월하게 벗어날 수 있도록 한 점도 새 노동단체의 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서울도시철도 노조 관계자도 "공공부문의 노총 건설이 필요한 시기가 올 것"이라며 공공부문의 별도 노총 건립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공공부문만의 별도 노총이 '제3노총'까지 세를 불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탈 민주노총을 선택했지만 중앙단위의 노총을 설립하는데 필요한 이념적 구심점이 없고, 공공부문 외에 이질적인 산업을 아우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본부장은 "'제3노총'은 새로운 이념과 목표를 공유하는 이질적인 산업, 다양한 노조의 연합으로 가능하다"며 "지하철 중심에 공공부문이 더해진다 해도 '3노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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