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수도권 아울렛 사업 차질 장기화되나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9.04.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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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에 파주 부지 뺏기며 관련 부서 인원 대폭 축소

롯데백화점이 신규사업팀을 대폭 축소했다. 파주 아울렛 부지 매입을 놓고 벌인 일전에서 신세계에 역전패를 당한 후유증 탓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간부급(과장) 인사를 단행, 기존에 30여 명이 넘던 신규사업팀을 7~8명 규모의 소규모 조직으로 축소했다. 기존 3명이던 팀장급 인력도 1명만 남고 나머지는 매입부문 등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파주 아울렛 사업 관련 부지를 신세계가 매입하자 책임자급을 비롯한 관련 인력을 다른 현업조직으로 재배치한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파주가 전사적인 기대사업이었는데 실패로 돌아가면서 관련 조직을 축소한 것"이라며 "성과가 없고 많은 인력이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인원을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롯데가 신규사업팀을 축소한 것은 수도권 아울렛 사업 진행이 앞으로 상당히 더디게 진행될 것임을 암시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는 "여타 부지 등 이런 저런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당분간 수도권 지역에서 롯데가 아울렛 사업을 위한 신규 부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도 2006년부터 경기도 여주 아울렛에 이은 2호점 부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하다 지난달 속전속결로 협상을 진행, 롯데가 협상 중이던 파주 부지를 먼저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롯데는 신규사업팀은 축소했지만 백화점 상품본부는 강화했다. 기존에 수도권과 지방을 통합 관리했던 체제에서 수도권과 지방을 이원화하는 체제로 바꿨다. 기존엔 수도권 매입 팀장이 전국을 맡았지만 지역 특징을 감안해 MD를 차별화하기 위해 지방 조직을 새로 만든 것.

롯데 관계자는 "서울과 지방은 트렌드가 달라서 한 명의 책임상품기획자(CMD)가 모든 걸 커버하지 못하다 보니 지방 상권에 맞는 MD를 위해 별도 조직을 만든 것"이라며 "잡화와 여성부문도 별도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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