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방향모색 '혼조'...금융실적 부담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4.23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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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만 상승, 기술주 실적 양호...주택지표 호전 퇴색

미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82.99포인트(1.04%) 하락한 7886.54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도 6.53포인트(0.77%) 내린 843.55를 기록했다.
그러나 나스닥 지수는 2.27포인트(0.14%) 올라선 1646.12로 장을 마쳤다.

실적 부담으로 하향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주택지표가 예상밖으로 호전되고 AT&T
등 일부 기업들의 실적 호전으로 장중 상승세를 유지했다.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이날 2월 주택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문가들은 2월 주택 가격지수가 0.6%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모간스탠리의 실적 부진으로 인한 불안감이 장막판 금융주 매물로 이어졌다. GM이 만기 도래 채권을 상환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불안요인이 됐다.
결국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장마감 직전 마이너스 권으로 돌아섰다.

◇ 모간스탠리-웰스파고 엇갈린 실적...금융주 막판 약세



모간스탠리는 기대에 못 미치는 분기 실적을 발표, 주가가 9% 떨어지며 금융 실적 불안감을 재점화시켰다.

모간스탠리는 장중 1분기 1억7700만달러(주당 57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손실 예상치 주당 8센트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모간스탠리는 1분기 부동산 부문에서 1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채권 가치 하락으로 15억달러의 자산을 상각 처리했다.


실적 악화에 따라 모간스탠리는 분기 배당금을 기존의 주당 27센트에서 주당 5센트로 대폭 축소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4년 동안 배당금 수준을 동결해왔다.

시가총액 기준 미국 2위 은행 웰스파고는 예고됐던 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순익을 기록했다.
웰스파고는 1분기 30억5000만달러(주당 56센트)의 순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의 20억달러는 물론 지난 9일의 추정치 3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실적 호전 재료가 이미 선반영된 탓에 주가는 3.3% 밀렸다.



전날 장마감후 실적을 발표한 캐피탈 원은 4.5% 떨어졌다. 캐피탈원은 1분기 1억1190만달러, 주당 45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캐피탈원은 올해 회수 불가능한 대출 규모를 당초 86억달러로 예상했으나 '심각한 불확실성'을 감안할때 실제 부실대출 규모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5.7%, JP모간도 2% 가까이 떨어졌다. 어제 낙폭이 컸던 씨티는 0.3%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 정보기술 실적 상대적 양호



정보기술 관련업체들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나스닥 지수가 강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온라인경매 사이트인 e베이는 장마감후 1분기 순이익이 3억5700만달러, 주당 2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은 4억6000만달러 주당 34센트였다.
순매출은 지난해 21억9000만달러에서 올해 20억2000만달러로 줄었다고 밝혔다.

1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39센트로 톰슨로이터 집계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주당 33센트를 웃돌았다. 매출액도 전망치 19억4000만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e베이주가는 장중 3.4% 상승한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도 5% 이상 오르고 있다.



애플 컴퓨터는 22일(현지시간) 2회계분기 순이익이 12억달러, 주당 1.3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상 유례없는 경기침체에도 불구 전년동기 10억달러, 주당 1.16달러 대비 순이익이 늘어났다.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9% 급증한 81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팩트셋 리서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애플 컴퓨터가 주당 1.09달러 순이익과 8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애플컴퓨터 주가는 장중 0.2% 약세였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2% 이상 상승하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사 AT&T는 개장에 앞서 1분기 31억3000만달러(주당 53센트)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AT&T의 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선 9.7% 감소했지만 전문가 예상치 주당 48센트는 웃돌았다. 주가는 0.6% 올랐다.

세계 2위 민간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 1.7% 올랐다.
보잉은 1분기 6억1000만달러(주당 86센트)의 순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잉은 12억달러(주당 1.62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 GM "빚 못갚는다"...포드 강세

생사 기로에 서 있는 미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 모터스(GM)는 오늘 6월 1일 만기가 돌아오는 10억달러의 채무를 상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주가는 0.6% 떨어졌다.

레이 영 GM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디트로이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자전환이나 법정관리(파산신청)를 통해 부채규모를 줄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영 CFO는 280억달러에 달하는 무담보 채권을 줄이기 위해 수일내로 대대적인 출자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는 골드만삭스의 투자 의견 상향 조정에 힘입어 12.6% 급등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포드를 '강력 매수'(conviction buy) 기업명단에 포함시켰다. 골드만삭스는 합의 파산이 거론되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와는 달리 포드는 정부 자금 지원을 필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 엔화 강세, 유가 상승



수출 급락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엔화가 주요통화대비 강세를 보였다.

오후 3시 38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0.59엔(0.59%)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98.14엔을 기록했다.

엔/유로 환율도 한때 지난달 16일 이후 최저점인 126.90엔까지 하락하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일본의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5.6%, 3월(49.4%)에 비해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일본 경기가 최악의 침체는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엔화 강세의 배경이 됐다.

달러/유로 환율은 0.64센트(0.49%)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3010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0센트(0.6%) 상승한 48.85달러로 마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19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한 여파로 장중 한때 배럴당 47.7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택지표 호전과 기업실적 호전 기대감으로 미 증시가 강세를 유지하면서 유가도 플러스권으로 돌아선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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