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E&P 강화가 관건

더벨 하진수 기자 2009.04.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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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원개발M&A]⑧생산광구 중남미 밀집 '한계'..재원 부족해 광구매입도 부담

이 기사는 04월22일(10:2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정유회사들에게 석유개발(E&P) 사업은 불모지나 다름 없다. 해외 정유회사들이 수익의 70% 가량을 E&P를 통해 조달하는데 비해 국내 정유회사들은 수익의 대부분을 석유 정제 및 판매 등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E&P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에너지 (111,000원 ▼1,700 -1.51%) 역시 그 규모는 미미한 실정이다. 2008년 실적 기준으로 SK에너지는 1조933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E&P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309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석유정제부문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달했다.





국내 최대의 정유회사인 SK에너지조차 E&P 부문에서 맥을 못추는 이유는 해외 기업에 비해 독자적인 인수합병(M&A)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은데다 그나마 보유하고 있는 주요 생산광구가 중남미 지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페루 카세미아(Camisea) 지역을 포함한 페루지역 매장량은 3억3000만배럴(원유 1억배럴, 가스 2억3000만배럴)로 SK에너지 전사 매장량 5억2000만배럴의 61%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중남미에서 생산되는 것과는 성분이 다른 두바이산 원유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SK에너지는 현지에서 생산한 원유와 가스를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있다. 즉 현지에서 생산한 원유와 가스는 현지에서 판매하고 국내에서 소비되는 물량은 중동지역에서 재수입을 통해 조달하는 구조인 셈이다.


물론 지정학적 리스크나 해외 자원개발기업에 대한 현지 정부의 혜택(세제지원 등), 주요 원유소비국인 미국과의 인접성 측면에서 남미가 중동에 비해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주요 생산광구가 중남미 지역에 밀집돼 있다는 것은 SK에너지의 한계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SK에너지는 2008년 말 예멘LNG 가동에 이어 2009년 하반기 페루LNG 본격 가동, 베트남 15-1광구, 브라질 BMC-8광구, 페루 88 & 56 광구 등의 배당원유 증대 등에 힘입어 E&P 부문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이 역시 해결해야 될 과제가 적지 않아보인다.

우선 E&P 부문을 강화하려면 해외 유망광구 확보 등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재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현재의 원화가치를 고려할 때 해외광구 등에 대한 인수합병(M&A)에 소요되는 투자금을 국내에서 조달할 경우 부담이 너무 크다. 결국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야하지만 외화조달금리가 리보금리(LIBOR) 보다 6~8%포인트(600~800bp) 높기 때문에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정부는 해외자원개발에 나선 민간기업이 경제성 있는 광구개발에 실패할 경우 원금에 대한 이자를 면제해 주는 등의 지원책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해야하는 사업의 특성상 현재 수준의 지원책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기업이 단독으로 석유개발에 나서기에는 너무나 많은 자금과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면서 "현재 7.5% 수준에서 책정돼있는 국책 금융기관의 해외자원개발 대출금리를 정부 정책 금리 수준으로 낮추는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외 자원개발기업에 비해 E&P 부문의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SK에너지가 해결해야할 과제다. 전문인력 부족은 E&P 확대라는 회사의 경영목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김지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E&P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자원개발기업들 중 중소형 매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개발 및 생산광구 확보와는 별개로 인력 확보 차원에서의 M&A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올들어 미국과 캐나다에서 진행된 딜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SK에너지가 E&P부문 강화를 위해 어떤 묘수를 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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