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골프]골프는 '줄넘기'다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2009.04.2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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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은 ‘원을 그리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스윙은 ‘줄넘기’입니다. 우리가 그리는 원은 줄넘기를 하면서 그리는 원처럼 어디론 가를 향하고 있는 원이어야 합니다. 아무 생각이 없는 백 번을 계속할 수 있는 원이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은 그 단순한 원 그리기로 공 맞추기를 해야 하는 겁니다.

그게 샷입니다. 줄넘기를 하면서 땅바닥에 놓인 돌멩이를 맞춰보세요. 쉽지 않습니다. 줄이 땅에 떨어지는 자리를 보고 앞뒤 좌우로 좌표를 이동하면서 무심히 돌멩이에 다가서기만 하면 어느 순간 돌이 탁탁 날아갑니다.



그런데 그 돌멩이를 어찌 해보려는 순간, 더 멀리 보내야겠다거나 잘 보내야겠다거나 불순한 마음을 먹는 순간, 줄넘기는 엉켜버리고 더 이상 줄넘기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스윙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집중과 몰입이 어려운 것이고 딴 마음 먹지 않도록 마음을 단속하는 일이 어려운 겁니다.

줄넘기가 먼저 안정이 되어야 줄로 돌 치기가 되듯, 샷이 안정되려면 먼저 스윙이 일정한 탄착점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연습되어야 합니다. 빈 스윙으로 매트를 칠 때
일정한 탄착점이 만들어 지지 않는 사람은 공을 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일정한 탄착점을 갖는 줄넘기가 기술의 문제가 아니듯 일관된 스윙이라는 것도 절대 기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저 반복의 양일 뿐입니다.

박찬호 선수가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150Km 이상의 속도를 내보려고 근육이 찢어져라 있는 힘을 다해 던집니다. 뻥뻥 캐쳐의 글러브 속으로 공이 빨려 들어갑니다.

보험회사에서 연락이 옵니다. 야구선수로서 들어놓았던 보험을 해약 하자고…….
그렇게 미친 듯이 하는 연습으로는 선수의 수명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박찬호 선수가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공을 아무런 목표가 없이 설렁설렁 던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는 하는데 성과가 오르지 않습니다. 구단에서 전화가 옵니다. 계약을 해지하자고……. 그렇게 집중하지 않은 연습으로는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면서.

골프든 야구든 연습을 하지 않는 고수가 있겠습니까? 문제는 어떻게 연습을 하는가의 문제 입니다. 연습을 안 하는 사람에게야 별반 문제될 없겠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일수록 연습방법론은 중요합니다.



스윙을 배우는 학습의 과정도 줄넘기를 배우는 과정과 같아야 하고 스윙을 학습한 결과도 줄넘기를 배운 것과 같아야 합니다. 그래야 멋진 샷이 될 개연성나마 열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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