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사용자 대표인 은행연합회와 금융산업노조는 지난 17일 중앙노사위원회를 열고 일자리나누기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18일 산별중앙교섭회가 결렬된 이후 한달만이다.
이에 금융노조 측은 '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논의해오던 수준보다 훨씬 강도가 센 제안"이라며 "노조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항들이 있어 이번 협상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사측의 움직임에 대해 상당히 불쾌해 하고 있다. 일자리나누기의 근본취지를 노조도 이해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 정치권 등을 접촉하며 자발적인 의견조율에 나섰지만 정작 사측이 내민 카드는 의외였다는 설명이다.
한달 만에 사측의 요구수위가 높아진 배경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조는 최근 전 직원 기본연봉의 6%를 반납키로 한 신한은행의 조치가 사측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경 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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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관계자는 "정부가 사측에게는 '시장의 룰'을 강조하면서 노조에게는 사회주의적 방법을 강요하고 있다"며 "고통분담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 방법이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금융권 노사 대표는 다음달 6일 중앙노사위원회를 다시 개최하고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금융노조는 이날까지 새로운 요구안을 만들어 사측에 제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