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생각이 통하지 않고서야…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HNI) 소장 2009.04.2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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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말, 생각, 감정과 공감하라(상)

편집자주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 소장은 인간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외교통상부 등 정부 부처와 삼성생명 코오롱 등 주요 기업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해왔다. 저서로는 '인간관계의 맥을 짚어라(청년정신)' '100장의 명함이 100명의 인맥을 만든다(북북서)' 등이 있다.

말과 생각이 통하지 않고서야…


공감은 통하는 것이다. 말, 생각, 감정이 통하면 공감이 형성된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은 통하는 사람이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백일을 이야기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 공감하면 이해할 수 있고,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을 배려할 수 있다.

공감이 안되면 오해가 생기고, 내 생각대로 배려하게 된다. 공감은 인간관계에서 커뮤니케이션의 궁극적인 목표다. 인간관계는 공감형성이 많으면 빨리, 그리고 많이 발전되고 공감형성이 적으면 천천히, 적게 발전된다. 공감은 크게 3가지가 통하는 것이다.



1.말
저녁을 먹는데 아이들끼리 말싸움이 붙었다. 큰 놈이 작은 놈에게 말한다.

"즐"



이게 무슨 말인가 궁금해 하는데 작은 놈이 큰 놈에게 말한다.

"헐"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인터넷 용어라 대답한다. 한참을 시끄럽더니 어느 새 닌텐도 게임에 대해 저희들끼리 의논이 분주하다. 한마디도 알아듣기가 어렵다. 소위 말이 안 통하는 것이다.


한 남성 사업가가 어떤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대화의 주제가 취미로 옮겨져 자신의 골프실력을 자랑하고 싶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혹시 골프 좋아하십니까? 저는 싱글입니다."

이 말을 들은 여성은 수줍은 미소를 짓더니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죄송합니다. 저는 이미 결혼했답니다."

이 대화를 읽고 있는 독자 중에 무슨 뜻인지 모르는 분이 있다면 역시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공감형성의 첫 번째는 먼저 말이 통해야 한다.

2.생각
노무현 대통령시절에 유행했던 말로 코드인사라는 단어가 있다. 생각이 통하는 사람들에게 정부요직을 맡긴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생각이 통하면 공감이 형성되고 생각이 다르면 오해가 생긴다.

2007년, 어린이날의 일이다. 아들과 함께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 갔다. 여기저기서 어린이날 행사로 시끌벅적했다. 어린이집에서 개최하는 노래자랑 대회를 구경하는데 아들이 집에서 자전거를 갖고 와 타고 싶다고 한다. 그렇게 하라고 허락을 하고 여기저기 거닐다 벤치에 앉아 있었다. 잠시 후에 휴대폰이 울렸다.

"아빠, 저 지금 자전거 타고 갈 건데요. 어디에 계세요?"

"응. 공원에 공연하는 곳 있지? 그 앞에 벤치에 앉아 있으니까 그리로 오렴."

10분이 지나고,20분이 지나고,30분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는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집으로 전화해도 받지를 않고 여기저기 둘러봐도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40여 분이 더 지났을 때쯤 아들의 성난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이미 울기 시작이다.

"왜 여기 있는 거야? 공연장으로 오라고 했잖아. 여태 거기서 찾아 다녔단 말야. 엉엉엉..."

아차 싶었다. 생각해 보니 공원 한쪽 편에 상설공연무대가 있는데, 공원에 나오면 우리 가족은 그쪽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었다. 전화통화를 하면서 '어린이날 기념 노래자랑 공연'을 하는 곳으로 오라고 말한 것인데 아이는 상설공연장으로 알아듣고 그쪽에서 나를 찾아 헤맸던 모양이다. 생각이 통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긴다.

골프 솜씨가 싱글이라고 자랑하려던 사업가가 머쓱함을 무릅쓰고 여성에게 말을 한다.

"어느 새 골프도 대중스포츠가 되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골프장을 더 많이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듣고 난 여성이 화를 내며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한다.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점심을 못 먹는 결식아동이 20만 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골프장 하나를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파괴가 심각하게 이뤄진다고 들었어요. 더 이상 골프장을 만들게 아니라 현재 있는 골프장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생각이 다르면 통하지 않고 공감이 형성되지 않는다. 공감형성의 두 번째는 생각이 통해야 한다.(하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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